민 종 기

6월은 눈부시게 푸르른 녹음을 우리에게 안겨주기 위해 독립·호국·민주정의 앞에 자신과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내어주신 선열들의 거룩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보훈의 달이다.

일반적으로 보훈은 고마운 것에 보답을 한다는 보(報)와 국가나 사회를 위해 이바지한 공로를 의미하는 훈(勳)을 합친 단어이다. 영문으로는 National Merit Reward라고 하는데 이를 종합해 보면, “국가나 사회에 이바지한 공훈에 보답한다”고 정리할 수 있다.

여기서 국가라는 것은 단순히 영토, 국민, 주권이라는 3요소에 국한된 대상의 의미를 넘어서 우리가 국가에 대해 느끼는 존재는 좀 다르다. 예를 들면 불심검문을 받은 사람에게 국가는 그리 유쾌한 경험이 아닐지라도 그 사람이 해외에서 어려움에 빠졌을때 해외 공관원의 도움을 받았다면 그 순간 국가는 따뜻한 품이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서 국가라는 존재를 이루게 되며 이는 동시대에서만 다르게 느껴지는 게 아니라, 과거와 오늘날의 국가가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국가유공자의 의미도 다양하고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짐은 물론, 시대를 달리하면서 그 의미도 변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60-70년대는 우리나라 부족한 재정여건으로 인해 자활시책만으로 시작되었다가 80-90년대에 이르러서는 ‘원호’에서 ‘보훈’이라는 예우중심으로의 방향이 전환되었으며 2000년대 이후는 기념사업과 나라사랑정신 운동으로 확산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보훈의 실천방법을 크게 유공자에 대한 예우·보상과 후손들에게 나라사랑정신을 심어주는 일이라고 간단히 정의한다면 희생공헌자에 대한 예우와 보상만큼 전후세대들에게 순국선열의 숭고한 넋과 초개와 같은 호국정신을 일깨워주는 일이 시급하다 하겠다.

지난 해 국가보훈처에서 조사한 보훈의식지수에 따르면 15세~16세 보훈의식 점수는 58.9점, 2006년에는 57.1점, 2007년에는 56.5점으로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러하다. 사실 학교과정 중 보훈과목이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지도 않고 유사한 통일교육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터넷등에만 익숙해져 있는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국가나 보훈이라는 의미가 쉽게 다가가기는 어렵기만 하다.

이에 우리 군에서는 지난 2005년 말, 송악면 광명리 약 2만250㎡의 부지에 나라사랑공원을 조성하고 현충탑과 참전용사비, 전쟁기념물과 함께 가족쉼터 공간등을 마련하여 미래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현재속에 자연스럽게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토록 하였다. 이는 곧 보훈의 의미가 단순한 대상자 예우차원을 넘어 선열들의 넋을 모신 곳에 자연스럽게 찾아오고 그곳에서 쉬면서 새로운 의미의 보훈을 부각시키고자 하는데 의의가 있다.

우리 군에도 국가보훈법이 정하고 있는 보훈대상자는 독립·전몰군경유족 및 상이군경회, 무공수훈자회, 광복회, 고엽제 전우회, 참전유공자등 약 2,130여명이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몸을 다쳤거나 가족의 희생으로 인해 힘겨운 삶을 살아오셨다.

지난해 11월, ‘당진군 국가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였을 뿐만아니라 금년에 ‘당진군 참전유공자 지원에 관한 조례’를 의회에 상정하여 상반기내 공포됨으로써 관내 보훈대상자에 대한 예우와 보상, 복지서비스와 예산지원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앞으로도 보훈대상자에 대한 예우는 물론이고, 군민의 나라사랑 선양 교육등 구체적인 공훈선양사업을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이런 군민통합 보훈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보훈대상자분들을  한덩어리로 묶는, 내부통합의 분위기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즉, 보훈 대상자 가운데에서도 공헌의 원인·성격·정도가 다른 대상자끼리 공헌의 우열과 보훈 내용을 둘러싼 논쟁이 있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항일·참전·민주화운동은 하나의 정신이며, 국민을 통합하는 정신적·사회적 인프라이므로 세 가지 정신의 공통점을 ‘자유민주독립국가’라는 공동의 테두리안에서 서로의 가치를 인정해주면서 아우러지는 분위기가 만들어 지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면서 국가, 애국심, 나아가 보훈이라는 의미를 담은 6월이 단순히 매년 찾아오는 기념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보이지는 않지만 너무나 소중한 존재의 가치로 인식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