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침지역 멀어서 이사까지 했는데...해고통보에 왈칵”
“검침지역 멀어서 이사까지 했는데...해고통보에 왈칵”
  • 배길령 기자
  • 승인 2019.11.09 06:00
  • 호수 1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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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 수도검침원과 간담회 진행 중 7명에 해고통보
당진시 “원격검침 도입 검토...해고 아닌 계약만료 통보”
수도검침원 반발에...근로자 지위 확인소송 종결까지 위탁계약 유지

“귀하의 가족에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앞으로 당진시의 정책이 수도검침이 원격검침시스템으로 확대 추진함에 따라 귀하와 계약한 상수도검침 민간위탁 계약은 만료일로 종료됨을 알려드립니다”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당진시 수도 검침원으로 일하고 있는 A씨는 10월 31일 수도검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시청으로부터 발송된 해고통보를 우편으로 받았다. A씨를 포함해 해고통보를 받은 수도검침원은 총 7명, 모두 2년 미만의 검침원이었다.

당진시가 수도검침원 7명에게 우편으로 발송된 공문은 당진시의 정책이 편익증진과 경영효율화를 위한 원격검침 시스템 확대 추진에 따라 12월 31일자로 계약을 종료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5일과 7일 김홍장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수도검침원들의 농성이 두 차례 이어졌다. 

박은옥 지회장은 “사전 설명도 없이, 특별한 사유도 없이 하루아침에 7명의 검침원이 해고됐다.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지난 5일 시장님과 면담을 통해 해고통지 철회를 요구했으며 시에서는 6일까지 확답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고된 7명의 수도검침원들 가운데 한 수도검침원은 “살고 있던 지역과 해당 검침지역이 멀어서 대출을 받아 일부러 이사까지 했다. 검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갑작스러운 해고통보 공문을 보고 눈물이 왈칵 터졌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하지만 당진시는 ‘해고’가 아닌 ‘계약만료’라는 입장이다. 당진시 수도과 관계자는 “민간위탁계약의 경우 계약서에 명시한 대로 계약기간이 종료된 것을 공문으로 알려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8월부터 검침원들의 직고용 요구에 대해 10월 7일 관련부서 협의를 거쳤고 1안과 2안을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10월 14일 수도검침원과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대화는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가 수도검침원들과 간담회에서 제시한 2개안은 용역의뢰를 통한 업무량 측정 후 결과에 따라 일부 검침원 정규직 전환안과 현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원격검침을 도입하는 자연인원감축안이었다.

이러한 안들을 제시한 가운데 수도검침원들과 제대로 된 간담회를 실시하지 않은 채로 시는 내년부터 교체되는 1만 2천개에 달하는 44%의 수도계량기 교체를 효율적인 원격검침기로 교체하겠다며 7명의 검침원에게 계약종료, 즉 해고를 통보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 7일 열린 당진시의회 의원출무일에서도 논란이 됐다.

조상연 의원은 “원격검침의 예산이 26억원이 소요되고 이 또한 교체가 필요하다. 물론 효율적인 측면에서도 원격검침이 누수감면액 등의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국가 공공기관이 이익을 우선시하며 효율을 따지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매달 수도검침원들은 빈집을 포함해 집집마다 방문을 한다. 그 집의 누가 아프고, 이사를 가고 왔는지, 심지어는 강아지가 몇 마리인지까지 다 안다. 아무리 시에서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가 있다고 해도 시민 모두의 상황을 알고 케어할 수 없다”며 “일일이 집집마다 방문하는 그들의 업무가 단순 검침일 뿐인지 고려해 이들의 데이터를 활용할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이들도 시민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결국 7일 당진시는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 접수된 당진시 수도검침원의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 종결까지 해고 통보된 7명의 수도검침원에 대해서 민간위탁계약을 유지한다는 합의서를 전달했다.

박은옥 지회장은 “당진시는 검침업무 10일만을 내세우며 정규직 전환은 근무일수 부족이라고 한다. 하지만 수도과가 연락하면 언제든 찾아가 확인하는 기타 부대업무까지 더하면 근무일수가 결코 적지 않다. 당진시는 지금까지 위탁검침원에게 시내, 외곽, 공장 등을 따지지 않고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서 “직고용을 요구하자 검증도 안된 원격검침을 2020년부터 급하게 도입한다는 것이야말로 시예산 낭비”라며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 결정에 따라 차후 직고용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시측의 의견에 따라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근로자로 인정을 받으면 그때는 시가 직고용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