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비올레타(27, 우즈베키스탄)와 김 엘레나(30, 카자흐스탄)

건강가정지원센터에 가서 교육생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은 항상 표정이 밝고 교육에 열의가 있다는 점이다.
건강가정지원센터 당진어학당 중급반에 다니고 있는 김 비올레타씨와 김 엘레나씨 또한 자기의 꿈과 희망을 위해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주여성 한글교육 프로그램인 ‘당진어학당’에 나오기 전부터 친한 사이였던 두 사람은 같이 교육에 참여하며 우정을 키워나가고 많은 시간을 공유한다.


“저는 한국에 온지 6년이 넘어서 지금은 쉬운데 엘레나 언니는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요. 아직도 한국말이 어렵대요. 저는 초등학교 다닐 때 한글을 조금 배웠었어요. 그래서 조금은 쉽게 배운 듯해요. 그래도 전문적으로 가르쳐 주는 곳이 없었는데 센터에 와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쓰는 것도 배우고 친구도 많이 만들고요”


“비올레타는 오래전부터 한국말을 배워서 쉽게 배우는데 전 아직도 받침이나 발음 같은 것이 어려워요. 전 서산에 있다가 당진으로 왔는데 서산에서도 이런 비슷한 기관에 다니면서 한글을 배웠어요. 하지만 처음 한국이란 땅에 왔을 때엔 친구도 없고 음식도 못 먹고 한글도 못해서 적응이 안 돼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갔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한국으로 와서 사실 막막했었는데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친구도 사귀고 한글도 배울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열심히 배워서 중급반에서 배우고 있는데 웬만한 말은 다 알아들을 수 있어요. 하지만 더 열심히 배워서 딸에게도 제가 한글을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김 비올레타씨는 마치 한국인과 인터뷰를 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능숙한 한국말을 구사했다.
아직은 한국말이 서투른 김 엘레나씨에게 기자가 질문하는 것을 통역해 줄 정도로 김 비올레타씨의 한국말 솜씨는 흠잡을 곳이 없었다. 김 비올레타씨는 이제 못 다한 꿈을 펼쳐보고 싶다고 한다.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배운 한국어가 참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래서 이제는 다른 교육도 받아보고 싶어요. 요리라든지 아니면 제가 관심 있는 것을요. 한국에 오기 전에 바느질을 잘 했었거든요. 그래서 의상디자인을 해보고 싶습니다.

건강가정지원센터에는 한글교육 외에도 도움 되는 많은 교육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제는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해보고 싶은 것 다 해보고 싶어요”
옆에서 지켜보던 김 엘레나씨도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요리를 배워보고 싶어요.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앞으로 요리수업을 하면 꼭 참여해서 맛있는 한국음식 만들어 남편과 딸에게 칭찬받고 싶어요. 그리고 전에 영어를 가르쳤었는데 한국말을 마스터해서 영어선생님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또 딸도 제가 직접 가르쳐 주고 싶고요. 제가 바빠 딸이 한국말을 많이 못 배워서 말이 서투른데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거든요”
신동원 기자 habibi20@naver.com


건강가정지원센터
손 희 란 센터장



사회복지법인 삼육재단과 함께하는 건강가정지원센터는 2005년 1월 건강가정기본법에 의거해 건강한 당진가정을 만들기 위한 행복설계사로 나섰다.
이주여성 지원 사업 뿐만 아니라 ‘건강한 가정 만들기’에 힘쓰기 위해 우리나라 사람들을 상대로 한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운영 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기획기사를 마무리하면서 당진의 건강한 가정을 위해 노력하는 건강가정지원센터 손희란 센터장을 만나 이주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10월 3일에 헤이리로 문화체험을 다녀왔어요. 아이들이랑 엄마들이랑 해서 45명 정도 갔는데 반응이 너무 좋더라고요. 정해진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시외로 아이들과 여행을 가니까 좋았나봐요. 가서 예술마을 헤이리 관람도 하고 테마파크 ‘딸기가 좋아’도 관람하고 돌아왔어요. 앞으로 서울나들이도 계획 중인데 청와대 견학도 할 예정이에요. 벌써부터 많이들 기대하고 계세요”


건강가정지원센터는 한글교육 이외에도 문화체험 등 이주여성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교육을 많이 실시한다.  주입식 교육보다는 그들이 몸으로 체험하고 느끼는 교육이 효과가 훨씬 좋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이주여성들이 자녀 때문에 걱정을 한다. 자녀와 교육, 둘 중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글교육을 받으러 온 이주여성들의 아이를 돌봐주는 아이돌보미 선생님들이 계세요. 이주여성이 맘 놓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아이돌보미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돌봐주는거죠. 이제는 이렇게 체계적으로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 같아요. 아동양육과 부모교육을 병합해서요.

그런데 장소가 협소해서 어려운 점도 조금은 있어요. 또 요즘 요리사자격증과 운전면허, 미용사자격증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15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는데 교육에서 끝나지 않고 취업과 연결 지어서 그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자는 계획이에요”


건강가정지원센터에 올 때마다 느끼는 점이 있다. 센터에서 일하는 분들 모두가 바쁘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만큼 센터에서는 많은 프로그램이 이뤄지고 있는데 대상이 이주여성 뿐만이 아니라 한국인 가정들에게도 유익한 프로그램이 많다.


“이주여성들을 상대로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이주여성의 남편들 교육 및 정기적인 자조모임, 부부간의 갈등해결방법, 이주여성 취업교육, 임신 중이거나 거동이 불편한 이주여성은 집으로 찾아가 교육도 해주고요. 이주여성 자녀들 교육과 친정 보내주기, 합동결혼식과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말고 다 못하지만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건강가정지원센터(354-3671~3)로 전화하셔서 문의하시면 친절히 상담해드려요”
신동원 기자 habibi20@naver.com




신동원 기자

처음 다문화 기획취재를 시작하며 기자는 나름대로 다문화가정과 이주여성들에 대하여 알만큼은 안다고 자부했었다.
그러나 취재를 진행하면서 나 역시 그들을 진정한 이웃으로 이해하려는 마음이 부족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미처 헤아리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행복한 가정도 많았지만 힘든 가정도 보았고, 그들을 돕고 있고 또 도우려는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친구들… 이제 다문화 기획취재를 마무리하면서 그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되었다는 뿌듯함 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앞선다.


당진군에 파악된 이주여성 가정이 308가정인데 파악되지 않은 가정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인터뷰 섭외를 할 때마다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어렵게 인터뷰를 마치고 기사를 마무리 해놨다가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쳐 기사를 버린 적도 드물지 않게 있었다.


우리 신문사에서는 지금까지 인터뷰한 이주여성들의 가족사진과 편지, 기사가 실린 신문을 그들의 고향에 보내드렸다.


당진문화원에서 만난 많은 이주여성 교육생들이 우리 신문을 보며, 자신도 인터뷰에 응하여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가족들이 싫어할 거라며 그저 부러워하고만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인터뷰를 하며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가슴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는 그들의 꿈과 희망을 엿볼 수가 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사람 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하는 그들, 한국 국적을 빨리 얻고 싶다는 판티피씨, 한국말을 빨리 배워 중국어 선생님을 하고 싶다는 조미란씨, 요리를 잘 해서 식당을 운영하고 싶다는 띵야핑씨, 운전면허를 꼭 따고 싶다는 구예타이두안씨.


이밖에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당진군의 모든 이주여성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그리고 곁에서 이주여성들을 바라보는 한국 사람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그들을 감싸주도록 부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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