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일가족 4명 횡단보도 건너다 교통사고 당해
15일 하루에만 교통사고 14건 발생...당진시 하루 평균 10건이상
교통문화지수 꼴찌 당진시, 음주사고도 전국 상위권 불명예

그래픽 출처=SBS
그래픽 출처=SBS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지난 15일 오후 6시 20분경 당진 읍내동 하이마트 부근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6세, 4세 아이와 부모 2명이 차량에 치이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도 큰 인명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당진경찰서에 따르면 같은 날이었던 15일에만 총 14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당진에서만 하루 평균 10건 이상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당진의 교통문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좁은 도로와 많은 차량, 보행자 안전 뒷전

“초보운전은 손이 덜덜 떨린다. 차라리 신호등이 있으면 신호대로 움직이면 그만이지만 당진의 시내는 도로가 좁고 복잡한데다가 보행자들도 많다. 거기다가 사거리 지나면 또 사거리인 식이다. 하지만 대부분 신호등조차 없어서 눈치를 보다가 사거리 한복판에 갇히기도 한다”

당진의 시내구간으로 진입해서 운전을 하다보면 사거리마다 신호등이 없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차량의 유동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신호가 생기면 오히려 역으로 교통정체가 발생하고 민원이 빗발친다는 이유로 신호등이 아예 없거나 점멸신호로 운영하고 있는 것.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운영되는 신호등이 오히려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읍내동에 살고 있는 한 시민은 “아침 출근길마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일이 너무 힘들다”며 “매일 아침 해내야만 하는 과제처럼 불편하고 불안하다. 차라리 신호등이 제 역할을 확실히 해줬으면 한다”고 보행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당진경찰 관계자는 “당진 시내구간의 교통은 선진국형 교통문화를 지향하고 있다”며 “운전자와 보행자가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교통문화를 위한 신호의 미설치가 실제로 서로의 안전을 주의하는 방법으로 큰 사고가 적은 편이기도 하다. 만약 다시 신호등 설치로 돌아간다면 더 많은 민원이 제기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진시는 지난 1월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서 30만 미만 49개 시 가운데 49위인 꼴찌를 기록하면서 교통문화수준이 낮은 도시로 낙인 찍혀 있다. 더욱이 최근 지난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음주운전사고 최다발생지역 전국 10위, 음주운전사망사고 최다발생지역 전국 9위라는 불명예도 안고 있다. 이렇다 보니 ‘선진국형 교통문화를 지향한다’는 당진경찰서의 답변에 동의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음주단속은 언제 하나요?...“인력부족 고충”

당진경찰서 교통관리계에 따르면 2018년 당진시 음주운전단속 횟수는 총 76회로 매달 평균 6번의 단속이 시행됐으며 이로 인한 단속건수는 253건, 음주교통사고는 93건이 발생했다.

올해는 음주운전단속 횟수가 지난해 대비 약 2배를 웃도는 156회로 크게 증가했고, 음주교통사고 역시 53건으로 감소추세에 있어 늘어난 단속의 효과를 보고 있는 듯 하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음주운전단속은 여전히 부족하다. 

읍내동에 거주하는 이석민 씨(41)는 “사실 단속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작년이든 올해든 당진은 몇 년 전부터 단속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며 “지금도 주변에서 단속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는 나오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병락 교통관리계장은 “음주운전단속이 사망사고예방을 목표로 복잡한 시내지역보다 외곽지역을 더 단속하고 있다. 또 음주단속은 교통관리계와 파출소의 인력이 담당하지만 주로 파출소는 112신고 전화에 중점을 두다보니 결국 경찰 4명이 20분씩 단속을 하는 인력부족의 고충도 있다”며 “적은 인원으로 단속을 여러 곳에서 동시적으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경찰관계자는 “당진이 물론 다른 충남권에 비하여 교통사고가 많은 편이기는 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망사고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지난해보다 12명이 줄었다”며 “경찰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교통인식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