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집마다 고장났다는 이야기 들리면 찾아가 고쳐주던 ‘착한 사람’
언젠가 가족의 집을 짓는 것이 꿈인 성열 씨 “할 수 있을 때까지 봉사”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우리는 참 표현에 서투르다.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토탈생활서비스 핸디페어 송산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열 씨(46)는 두 달 전부터 무료로 어르신의 낡고 오래된 집을 보수하는 봉사를 해오고 있다. 쥐구멍 메우기부터 방충망 설치, 틈막이, 다가오는 겨울 찬바람을 막기 위한 방풍막 설치까지 그의 손이 닿으면 어르신의 근심이 녹고 웃음꽃이 피어오른다.

봉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부끄러운 마음”이라고 순박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성열 씨는 반딧불나눔재단의 제의로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시공에 필요한 자재 값은 재단에서 마련하고 시공비를 무료로 제공하는 터라 크게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말하는 그는 주말 또는 틈틈이 남는 시간에 가족들 몰래 어르신의 집을 방문한다.

“지금까지 다섯 집정도 방문한 거 같아요.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 댁을 방문해보면 오래된 시골집이 대부분이라 현관, 창문, 수도 등 고장 난 곳을 손 봐드리고 요즘은 겨울을 앞두고 있어서 방풍막작업을 해드리고 있어요”

전북고창이 고향이라는 성열 씨는 고향에서도 소문난 착한사람이다. 집집마다 고장 났다는 이야기가 들리면 찾아가 고쳐주던 버릇이 당진에 와서 봉사로 이어졌다. 처음은 타향이라 먼저 다가가기도 힘들었지만 일할 때의 즐거움이 고생을 잊게 하고 또 지금은 좋은 고객들을 만나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다행이라며 그는 웃었다.

“처음은 힘든일 투성이죠. 고향이 아니다보니 선후배도 없고 고객 한분, 한분이 소중하니까 열심히 하고 그렇게 쌓은 신뢰로 또 소개해주시고 사실 봉사를 시작한 것도 한 고객님으로부터 시작됐던 거 같아요”

그의 기억에 따르면 면천의 한 어르신 댁을 수리하러 찾았다가 어르신이 불편해 보이는 부분을 무료로 봐드렸고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된 따님의 감사인사에 문득 도구도 있고 기술도 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우스갯소리로 성열 씨를 만나는 어르신들은 아예 집을 뚝딱뚝딱 다 고쳐달라고 하기도 하고, 정말 고맙다고 연거푸 인사를 하시기도 한다. 그럴 때면 성열 씨는 크게 인사 받을 일인가 싶다가도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20년 전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고향을 떠나 당진에 자리 잡은 지 6년째지만 그는 아직 당진사람이 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라며 앞으로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봉사를 이어갈 생각이다.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건 이렇게 여기저기 동네를 다니다보면 오래된 어르신의 집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때가 많아요. 조금만 손보면 금방 되는데... 무료로 손 봐드리고 싶어도 낯선 사람이니까 어르신이나 그 분의 자녀분들이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할 수도 있어서요. 그때는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요. 그런 점들이 봉사를 계속 이어가야할 이유가 되기도 해요”  

어릴 때부터 뚝딱뚝딱 만들기를 좋아해 고향집의 정자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는 성열 씨의 꿈은 언젠가 가족의 집을 짓는 것이다. 다정한 아내의 남편이자 말괄량이 두 아이의 아버지로, 또 홀로 남은 어머니의 아들로 가족을 사랑하는 그의 착한 꿈이 이뤄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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