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지인들과 함께 떠난 가을나들이! 서산, 당진, 태안에 골고루도 흩어져 사는 네 가정이 서산해미읍성에 집결했습니다. 남도 한 섬을 향해 가는 길, 곳곳 마다 억새물결이 장관을 이루고, 산들은 온통 파스텔 물감 쏟아놓은 듯 빛깔 고운 치마 입고 출렁이며 반깁니다.유난히도 곱고 붉은 단풍잎을 만나면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늘어져 죄 없는 가지 붙들고 얼굴을 위로 내밀었다 아래로 숨었다가 난리법석을 떨며 추억을 담습니다.노오란 은행잎 수북이 쌓인 정겨운 길을 만났을 때는 마음은 이미 벌러덩 누워 뒹굴고 있습니다. 분위기 좋아 부
“주말, 태안에 해풍 맞고 자란 황토고구마 캐러 갑시다! 인심 좋은 농부님이 얼마든지 캐서 가져가라네요.”“좋아요!”를 힘차게 외친 몇몇 지인들과 청바지, 모자, 어떤 이는 장화까지 나름 작업복을 갖춰 입고 그렇게 고구마를 캐러 태안을 향합니다.“이야~~~! 저기 저 단풍 좀 봐요. 어머어머 너무 이쁘다!”그렇게 감탄사를 연발하며 태안시내를 거쳐 근흥면 바다를 향해 가는데, 꼬맹이가 외칩니다.“저기 염전이 보여요! 우와~~ 바다다! 그런데 갯벌이 왜 이렇게 넓어요!”“산에서 자라는 것은 억새, 바닷가나 강가에서 자라는 것은 갈대니까
“내일이 우리 학교 공개수업 하는 날이네요? 후문에서 만나 함께들 갑시다!”“저는 내일 직장 때문에 못 가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대신 가시기로 했어요. 휴~ 나도 꼭 가서 보고싶은데...”“저는 하루 휴가를 냈어요. 저는 할머니도 가까이 안 계시고 아무도 갈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직장에 양해를 구했네요.”“첫 아이라서 그런지 제가 다 떨리네요. 우리 애기가 손이라도 들라나 싶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발표는 잘 할까싶고...”“작년에 우리 아이 가보니까 다들 잘 합디다. 너무 걱정 마셔.”2학년 아이를 둔 선배님의 한마디에 그나마 안심
[사람향기]백사장 대하축제장을 찾아서 주말 오후 지인들과 함께 10월 8일부터 열리고 있는 안면도 백사장대하축제장을 찾아보았습니다. 대하는 지금 10월이 가장 크고 맛도 있는 자연산 대하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정말 그런지 궁금해졌습니다.입구 주차장에 차량들이 가득한 걸 보니 축제장의 인기를 실감합니다. 몇 바퀴를 돌아 겨우 주차를 하고 나오니 거리가 온통 시끌벅적 합니다.“오늘 잡은 싱싱한 자연산 대하가 1키로에 2만5천원! 거기 이모, 그냥 지나가지 말고 시식 한 번 하고 가. 자~ 자, 집에서 남편은 안 까주는
지난 목요일 서산에서 당진으로 나들이 온 지인들과 점심식사를 마치고 저렴한 커피타임을 즐기고자 물색하다가 당진시청을 찾았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주차장이 유난히 빼곡하다 느끼며 1층에 오르니 왁자지껄 그야말로 큰 잔치가 열렸습니다.무슨 일인가 하고 한 점원을 붙들고 물으니 오전 10시 30분부터 나눔장터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당진맘에서 주최하고 당진시와 관내 기업체들이 함께 마련한 이 잔치에서 얻은 수익금 일체는 불우이웃돕기에 사용되어진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매년 한 번 크게 여는데 그날이 바로 오늘이라고 했습니다.“팝콘이 한 봉
지난 토요일 오후 해미읍성역사체험축제장을 찾아보았습니다. 축제장을 가려는 차량들은 꼬리에 꼬리를 문 채 늘어서 있습니다.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차에 앉아 마냥 기다리는 것보다 황금들판을 옆에 두고 걷는 기분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아예 멀찌감치 주차를 해 놓고 아이와 손을 잡고 걷습니다. 우리랑 같은 생각을 한 어느 집 가장이 한손에는 다리가 불편한 아내의 손을, 또 다른 한 손에는 어린 아들 손을 잡고 위험한 길을 천천히 걷는데 예쁘디 예쁜 하늘아래 그 모습마저도 낭만입니다.그렇게 십여 분을 걸어 도착한 읍성 둘레 잔디밭에서
어지간하면 병원을 안가고 버텨보는 스타일인데 도무지 좋아지질 않는 무릎통증 때문에 지난 주 날 잡고, 마음 먹고 종합병원을 찾았습니다.처음 찾는 이 병원이 낯설어 촌스럽게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한 어르신이 일러주십니다.“여그 요고 번호패를 뽑아서 지달라야 허는거유.”“아, 글구만유.”그렇게 어르신이 말씀하신 번호패{표}를 뽑아 들고 순서를 기다리고 앉았는데 그 어르신이 옆에 오셔서 앉으십니다.“워디가 아파서 왔슈?”“무릎이 아파서요.”“옴마, 아직은 아플 때가 안되았는디? 그새 물팍이 아프믄 어찐댜? 나가 그 만 헐 때는 날라댕ㅤㄱㅣ
주말 아침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일찌감치 눈이 떠집니다. 고대종합운동장에서 시민체육대회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입니다.당진시민이 된 지 5년이 훌쩍 넘었지만 이러한 행사에 직접 참여해 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가슴이 두근거립니다.“우리 동에 육상 선수가 없어요. 제발 400미터 계주에 참여해주세요. 메이커 츄리닝도 한 벌 드리구요, 특별히 육상 출전 선수에게는 기능성 티셔츠도 드려요. 못 달려도 돼요. 부담 안 가져도 돼요. 기권하는 것보다 나으니까요. 주변분들 가운데 달리기 참여하실 만 한 분 추천 좀 해주세요.”‘못 달려도 된다’, ‘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오후 가족과 함께 찾아 본 해미읍성. 한옥촌 측편으로 난 동문을 들어서자마자 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꽃길이 제일 먼저 반겨줍니다. 관광객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성벽을 따라 조성된 꽃길을 걷다 말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댑니다. 파란 하늘 조명이 알록달록 분홍빛 꽃잎에 반사되어 모델들 웃는 얼굴을 더욱 화사하게 합니다.초가지붕에는 박넝쿨이 늘어지고 조롱박과 수세미 열매 주렁주렁 열린 터널을 지날 때는 자동으로 ‘이렇게 찍어라’ ‘저렇게 찍어라’ 포즈를 마구 마구 취하게 됩니다.잔디밭에 돗자리 하나 깔고 엄마, 아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바로 코 앞입니다. 특히나 직장인들에게는 연달아 주말을 포함해 5일을 쉴 수 있으니 꿈만 같은 시간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모님께는 어떤 선물이 좋을까 즐거운 고민도 해보고, 오래간만에 만나는 조카 녀석에게 선물할 티셔츠라도 하나 눈 여겨 보는 재미도 좋습니다.이렇게 설레고 즐거운 명절이 다가오면 벌써부터 긴장하면서 다짐하는 것이 있습니다. 온 식구가 함께 기쁘고 즐겁게 보내야 할 명절을 내내 누워서 끙끙 앓다가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걱정만 끼치고 돌아오는 불효를 범하게 되는 일이 또 생길까봐 그렇습니다.귀
"엄마, 저기 하늘을 좀 보세요!"행사장을 다녀오면서 지나오는 길목에 온 가족이 창밖으로 하늘을 일제히 바라봅니다.새파랗고 높은 하늘에 마치 표백제 푼 물속에 푸욱 담겼다가 나온 메리야스마냥 몽실몽실 새하얀 구름이 시시각각으로 모양을 바꿔가며 사람 눈을 유혹합니다.“저기 저 구름 좀 봐요. 기다란 것이 마치 뱀장어 같아요.”여덟 살 늦둥이녀석이 흥분해서 말합니다. 그러고보니 어젯밤 책 속에서 만난 뱀장어랑 똑 닮았습니다.“아들아, 저기 저 구름 보여? 각이 또렷한 멋있는 남자 옆얼굴이 있잖아. 안 보인다고? 이롼~ 흐트러져 사라졌네
[사람향기]마을에서 소박한 캠핑을 웰빙, 힐링 열풍 속에서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캠핑이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 캠핑 인구가 5백만 명을 넘어섰다고 하니 캠핑이 적잖은 매력이 있음에 틀림없습니다.어느 날 어느 집 캠핑 떠난다고 해서 지켜보니 챙겨가야 할 장비들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이 집처럼 장비를 다 갖추고 떠나는 캠핑은 초기에 장비 마련하는데 드는 비용을 제외하고는 저렴하게 드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반면, 번거롭지 않게 캠핑 장비가 완비된 글램핑 존도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
알찬 방학을 보내려는 부모들과 어린이들로 입구부터 북적댑니다. 이곳 ‘잡월드’어린이체험관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만들어진 직업마을입니다. 놀이를 통하여 사회의 다양한 직업들을 체험하며 자신의 꿈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직업테마놀이공간입니다.함께 간 부모의 역할은 그저 아이들이 체험해보고 싶어하는 체험관에 줄을 세워주는 일 뿐입니다. 호기심 많은 아이를 생명공학연구소에 줄을 세워주고는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아이들은 저마다 관심 있는 체험관에서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체험에 임합니다.연구단지에서는 공룡화석을 발굴하는 체험을 하는가 하면
"와~ 여름방학이다!"대부분의 학교가 지난 주 여름방학에 들어갔습니다. 아이들은 함성을 지르며 반기지만, 일하는 엄마들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우리는 주말에 아이들 할머니 댁에 맡기고 올라왔어요. 부모님들도 연로하셔서 아이들 돌보시려면 힘들시텐데 어쩔수 없잖아요. 아이들을 떼놓고 오려니까 눈물도 나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고. 직장인이 방학이라고 휴직을 할 수도 없고. 방학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려야겠죠.""돌봄교실도 맞벌이 부부가 우선순위이기는 하지만 신청한 가정이 많아서 우리는 밀렸어요. 그래서 아빠랑 교대로 돌보기
“우와~ 바다다!”“우리 모래를 파내고 연못을 만들자. 너희는 물을 떠와.”몇몇 친구들이 맨손으로 모래를 퍼내더니 금새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습니다.영차 영차 두 어린이가 둘 다 왼손을 고집하며 물을 가득 담은 양동이를 발이 엇갈려 걸으며 힘겹게 들고 옵니다. 둘 다 왼손을 고집하면 발이 엇갈려 걷기가 힘들어지니 한 사람이 양보하여 나란히 걸으면 수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여기다 부어봐.”“아~ 안~돼~~~~!!! 물이 어디론가 다 사라지고 있어. 빨리 물을 다시 찾아내자.”이번에는 함께 있던 어린이들이 모두 합세하여 힘겹게 담아왔
주중에 지인들과 모처럼 시간을 맞춰 당진의 명산 아미산 등반을 약속 했습니다.전날 미리 채비를 하며 등산화를 챙기는데 얼마 전에 꼼꼼히 세탁해 놓아 깨끗하게 잘 말랐습니다.다음날 아침, ‘운동으로 단련한 이 몸, 폼 나게 산을 오르리라’하며 평상시 신던 운동화 대신 오늘은 특별히 깨끗한 등산화를 신고 기분 좋게 집을 나섰습니다.우리 가운데 자타가 공인하는, 제일 산을 못타는 분이 복장은 제대로 갖추고 나왔습니다. 복장으로 봐서는 저만치 앞서 갈 것 만 같습니다.일행은 더워지기 전에 서둘러 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이름이 왜 아미산
지난 주 금요일. 비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흐릿한 날씨에 한 커피숍에 몇몇의 학부모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충남연구원 재난안전연구센터에서는 올해 초부터 안전충남 비전수립을 위해 도민들을 상대로 그룹인터뷰를 하며 의견수렴에 나서고 있습니다. 보다 실질적이고 체감 가능한 비전을 수립하기 위함이지요. 이에 부모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 우리 자녀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충남도에 의견을 전달하고자 한자리에 모인겁니다.이를 위해서 의뢰를 받은 엄마들은 수일 전부터 학교 안팎으로 불안요소는 없는지, 위험한 요소는 없는지, 안전을 위
“비가 오니까 아파트 앞으로 갈게요. 지금 나오세요.”“나와 계세요? 여기 지금 태우고 5분 뒤 도착합니다.”24일 금요일 오전 10시 20분. 아이 셋 키우는 배겸이 엄마가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보내놓고, 부랴부랴 집안단속을 마치고는 검정우산을 받쳐 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오늘은 6.25유공자 어르신들 복지관에서 점심식사를 대접하는 날입니다. 매월 넷째 주 금요일은 당진복지관 배식봉사에 신문사 식구들이 참여해오고 있는데 마침 이날입니다. 일손이 부족할까 싶어 작은 아이 반 엄마 두분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기꺼이 동행하기로 합니다.
[사람향기]“수확의 고충 알아야 썩혀 버리지 않아요" “방금 마늘 허고 감자 택배 부쳤으니께 받거들랑 섞어서 버리는 일 없게 허고 애기들 몸에 좋도 않은 과자 같은 것 맥이지 말고 감자 삶아서 맥이고 그랴. 너도 일허니께 마늘을 까서 쪄 얼려보내야 허는디 장마는 온다고 허지 요새 마늘 양파 캐서 들여놀라 감자 캐서 이놈 저놈한테 보낼라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그냥 보냈씬게 시간날 때 쪼깨씩 까서 먹고 그랴. 인자 끊자. 느 어메 시방 집에서 기다려. 이것 저것 기껏 캐놨는디 비맞어불먼 말짱 헛것이여.”택배 하나 부치려고 집 앞이어서
"다른데서 사먹어 봤는데 우리 밭에서 산 토마토가 확실히 맛있다고 말씀해주실 때 그동안 흘렸던 땀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 같습니다.”지난 주말 우리 아파트에 그날 오전에 수확한 토마토를 오후에 직접 들고 오신 농부님의 말씀입니다.“이렇게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게 되면 덜 익은 토마토 딸 이유가 없잖아요. 밭에서 잘 익은 것 따서 가져오니까 싱싱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맛있을 수 밖에요. 아무래도 유통과정을 거쳐야 하는 상품은 덜 익은 것을 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맛이 떨어지지요. 속상한 일입니다. 똑같은 밭에서 나온 것을 소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