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연휴에 가볼만 한 유익한 프로그램 없나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봅니다. 특히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렇게 고대하던 중 해미읍성역사체험축제 개막식 날 지인 가족과 동행하여 행사장을 찾아보았습니다.매년 찾아보는 축제지만 이번에는 특히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오신 분들 만나보니 명절 연휴와 겹쳐 할머니댁을 찾았다가, 혹은 친정을 찾았다가 온 가족들이 많습니다. 몇몇 가정은 명절음식 싸 가지고 나와 나무그늘 아래 돗자리 펼쳐 놓고는 축제도 즐기고 가족 친지들과 담소를 나누며 여유를 만끽합니다.참 다양한 우리
주말 오후 당진시청 앞에서 열리고 있는 심훈 상록문화제 현장을 찾아보았습니다. 올해로 41회째를 맞고 있는 이 문화제는 이미 시민들에게 참 익숙한 축제입니다.때마침 ‘2017 도전 당진벨을 울려라’ 코너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빨강, 초록, 노랑 모자를 눌러쓰고 자리에 앉아 정답 표지판을 들어 올려 흔들며 제법 진지한 표정들로 퀴즈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오답을 적은 시민들은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퇴장을 하고, 정답을 적어 남아 있는 사람들은 ‘이번에도 살아남았다’며 좋아할 시간도 없이 다음 문제에 귀를 쫑긋하고 집중합니다. 옆에서
수시 때때로 두통을 호소하노라면 건강에 관심 많은 지인이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물 한잔 드세요.”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는 탈수는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 중에 하나라는 것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어인 일인지 실천이 쉽지 않습니다. 옆에 물을 떠다 놓고 의무적으로 신경을 써서 물을 마시지 않으면 하루 한 두 잔도 마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늘 두통과 변비에 시달리고 숙면도 취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늘 피로가 가시질 않고 피부는 건조하고 지쳐 있습니다.건강 상태가 이모저모로 심각해지면 그제서야 ‘이제부터라도 물
“장애를 가지신 분들의 어려움을 조금은 알 것 같아요.“생활체육지도사로 일하던 지인이 무릎 십자인대에 부상을 입고 수술을 했습니다. 3주간의 입원과정을 거쳐 퇴원 후에도 보조기를 착용하고 당분간은 목발을 짚어야 하는 장애인 아닌 장애인 신세가 되었습니다.“전에는 몰랐는데 식당이든 커피숍이든 어딜 가든 왜 그렇게 장애물이 많은지. 그리고 정작 목발을 챙겨 내리려면 널따란 주차장이 필요한데 장애인증이 없으니까 일반 주차를 해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내릴 때 좁은 공간에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더라구요.”“실제로 몸이 불편하니까 장애인주
9월 첫날 밤, 상근예비역으로 복무중인 큰아이가 꽤나 긴 시간동안을 머리를 긁적여 가면서 책상에 앉아있습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이 시간은 어김없이 온라인상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눠가면서 어른들이 볼 때는 도무지 이해 안가는 총싸움을 해대는 시간인데 말입니다.다가가서 어인 일인가 물으니 부대에서 중대장님이 2박3일 포상휴가를 내걸고 감사내용 5가지 이상을 꾸준히 노트에 기록해보라고 했다는 겁니다.“지난 번 훈련소에서 매일 매일 병영일기를 쓰면서 감사했던 일을 한가지 씩 꼭 적으라고 해서 그것까지는 어렵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다섯 가지
일요일 오후 동문동 한 경로당을 찾아보았습니다. 할머니 방을 내다보니 한쪽에서는 마사지 침대 위에 할머니를 납작 뉘여 놓고 동문동 부녀회장이 굽어지고 뻣뻣해진 어르신 등짝을 구석구석 어루만지며 재능기부를 통해 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아이고 이 어깨가 뻣뻣해서 침을 맞으러 가야쓸랑가 했드만 우리 부녀회장님이 만져주니께 싹다 풀려서 안가도 쓰겄구만유.”한 어르신이 마사지를 받고는 일어나 앉아 축 늘어진 젖가슴 가릴 것도 없고 누가 보거나 말거나 찬찬히 윗옷을 챙겨 입습니다. 어르신들만의 특권이라면 특권입니다.바닥에는 서너 분 자리
주말, 모처럼 아이들, 그리고 몇몇 지인들과 함께 영화 한편을 보았습니다. 그닥 기대하지 않고 보았는데 뜻밖에 가슴 뭉클해지는 감동을 얻습니다. ‘청년경찰’.경찰대학에 다니는 의욕이 늘 충만한 기준과 이론만큼은 백단인 희열 두 청년이 다른 사람이 곤경에 처한 것을 보고 지나칠 수 없어 학교에서 배운 대로 지체 없이 경찰에 신고해 보지만 복잡한 절차와 증거 부족으로 수사가 전혀 진행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들이 직접 발로 뛰며 수사에 나서게 됩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들에 부딪히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고 실전수사를 벌인
“시방 광주가 난리댜. 광주로 들어가는 길목을 다 가로막고 있다네. 얼마 전에는 아들 보러 광주 기어코 들어가야 한다는 애비를 그 자리서 죽이고, 길 가는 사람을 이유도 없이 총으로 쏴서 죽이고 데모 허는 대학생들은 창으로 쿡 찔러서 트럭에 실어 나른다는구만. 우리 아들 임자 말대로 광주로 대학교를 보냈으면 큰일 날 뻔 했지 뭐여.”“아이고 그냥 누가 헛소리 헌거지라이. 이유도 없이 기냥 길 가는 사람을 왜 죽인다요? 테레비 안 봤소? 그 북한 괴뢰군이 거기로 숨어들어갖고 그놈들 잡을라고 그런다고 안하요?”“테레비 뉴스는 다 거짓말
[사람향기] 우리 고장 찾은 관광객들 다시 찾을 수 있게 땅의 모양이 가느다란 '왜가리 목'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왜목마을’해수욕장을 지난 주말 오후에 찾아보았습니다. 기상예보에는 주말 약간의 비가 올거라고 했는데 햇빛이 쨍쨍 납니다.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이곳도 피서객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오작교에 마련된 포토존에는 남녀노소를 무론하고 인증샷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고, 수돗가에 물이 들어오기 전에 캤다는 바지락을 바드득 바드득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살짝꿍 바
군대 간 아들놈이 훈련소에서 3주차를 맞을 때 즈음 편지 두 통이 한꺼번에 배달됐습니다. 한 장은 입소한 지 4일차에, 또 한 장은 10일차에 쓴 편지입니다. ‘편지를 쓰고는 있지만 언제 도착할지는 알 수 없다’는 녀석의 말대로 참 오랜 기다림 끝에 도착한 편지를 읽어보니 그곳에서의 생활이 어떠할지를 짐작하게 하고도 남습니다.동기들 간에 모두 친해져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있다는 소식, 사촌형님 말씀대로 ‘군대 가면 하루하루가 1년 같을거다’라고 했던 말이 정말 와 닿는다는 소식, 부모님께 손 편지를 쓰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
서산해미읍성에서 6쪽마늘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8일 오후 찾아보았습니다. 검은 구름 자꾸만 몰려다니는가 싶더니 행사장을 향하는 차 유리문에 이내 빗방울이 두두둑 맺힙니다.우산을 챙겨들고 정문을 들어서는데 여느 때 같았으면 축제가 아니더라도 주말이라 북적북적했을 이곳이 비가 오락가락 해서 그런지 한산하기까지 해서 안타깝습니다. 비가 오는데도 한손에는 우산을 들고, 한손에는 마늘꾸러미 봉지를 들고 나가는 관광객이 참 고맙습니다.그동안 가뭄 때문에 애태우던 농민들이 이번에는 장맛비 때문에 애를 태웁니다. 언제 쏟아질지 모를 장맛비를 대비해
[사람향기] 주말, 서해안에 놀러오세요 농산물도 값싸게 구입하고, 힐링 부르는 관광도 즐기세요 “이번 주말에 6쪽마늘 사러 서산 갈려고. 동네 친구들이 작년에 내가 나눠준 것 먹어보더니 확실히 맛도 좋고 단단해서 오래 먹어도 좋더라 하면서 함께 가겠대. 양파도 이상하게 그쪽 것이 달고 맛있어. 팔봉산감자도 포슬포슬허니 맛있고. 양파랑 감자도 함께 살 수 있는 거 맞지? 간 김에 어디 갈만 한 곳 있으면 안내 좀 해주라.”“당근이지. 마침 잘 됐네. 이번 주말에 축제가 열리거든. 이번에는 오신 분들 즐거운 추억 만들고 가시라고 6쪽마
[사람향기] 자식 군대 보내는 에미 애비 마음 나라의 부름을 받고 훈련소에 입소하는 날 아침. 이발소를 함께 찾은 아빠가 아들의 인증샷을 보내왔습니다.수 년을 한 미용실 만 다니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21살 청년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천편일률적으로 6미리 길이에 맞춰 이발을 했습니다. 적잖이 상처를 받았겠다 싶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와우! 강단 있어 보인다! 드디어 진짜 사나이가 된 것 같어! 정말 멋지다!"아무렇지 않은 척, 씩씩한 척 답을 해주고는 이내 참았던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흐릅니다. 짧은 머리를 보니 실
[사람향기]돈 없어 재능 펼치지 못하는 아이 한명도 없게.. 때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금요일 오후 서산시 지곡면에 위치한 해인미술관에서 의미 있는 전시회가 열렸습니다.우리 지역에 자라나는 꿈나무들 가운데 예술(재능) 우수장학생 육성 기금마련을 위해 서해안신문 서부본부가 주최하고 서양화가 박수복 화백이 주인장인 해인미술관이 주관하여 기획 전시회를 연겁니다.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려는 많은 차량들이 나 같은 길치는 되돌아 나갈 수 나 있을까 싶을 만큼 구불구불한 시골 논밭 길을 지나고 지나 미술관에 속속 도착합니다.여느 전시회장
“와~!!! 긴 줄넘기다!!”“얘들아, 우리 함께 넘어볼래?“ 하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놀이터에 있던 아이들이 어찌 알고 일제히 모여듭니다.“지난 번에 우리 얇은 재활용 줄로 아이들 돌려줬잖아요. 너무 가벼워서 그랬는지 다음날 어깨가 너무 아픈거에요. 언니도 그랬죠? 그래서 하나 주문했습니다.”딸 둘 키우는 젊은 엄마가 동네 아이들을 위해 튼튼한 긴 줄넘기를 준비해 나오니 아이들 좋아서 함성이 요란합니다.마침 일찍 퇴근한 자상한 아빠와 엄마가 돌려주는 긴 줄을 동네 아이들은 주르륵 한 줄로 서서는 구령에 맞춰 폴짝 폴짝 잘도 넘습니
청명한 하늘, 쏟아지는 햇살의 기운을 받으며 주말 오후 오래간만에 남편 손을 잡고 서산의 명산 부춘산을 찾았습니다. 띠 동갑 두 아들은 “모처럼 부모님 데이트 하시라”며 기꺼이 영화보기를 선택했습니다. 말은 부모님 데이트 어쩌고 했지만 내심은 뜨거운 날 산을 오르는 것보다는 시원한 영화관이 좋아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선택을 한 것이지요.^^동아아파트 뒤편에 주차하고 전망대를 향해 오르는 길은 처음부터 가파른 계단으로 시작돼 해발고도 187.6m의 낮은 산이라고 가볍게 나섰다가도 단단히 마음을 먹게 만듭니다. 평상시 매일 엘
외출을 준비하면서 옷장을 쓰윽 훑어봅니다. 생일날 친구가 사준 블라우스에 어떤 치마가 잘 어울릴까 고민하는데 주홍빛 스커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계절 언제 입어도 기분이 산뜻해지는 이 스커트는 집에서도, 외출할 때도 편하게 즐겨 입고 사랑하는 옷 중에 하나입니다.“스커트 색깔이 정말 곱다!”“예쁘지잉. 나두 이 색깔을 보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산뜻해지고 좋아져.”“앞에 하트, 하하하 너무 귀엽다!”“요고, 비밀인데.. 보기 싫은 얼룩이 두어군데 지워지질 않아서 미싱 있는 동생한테 부탁해 하트를 박아 넣은 거여.”“와우! 대박!”“더
“아침에 알람이 울렸으나 조금 더 자려다가 늦어 출근길, 평상시대로 가면 지각할 것 같아서 지름길을 택했는데 에효~!! 접촉사고가 나서 네 개 차선 중 3개 차선이 찰떡처럼 붙어 있고 나머지 한 차선으로 모든 차량이 몰려들어 결국 네 개 차선 모두 막히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내가 지각한 날은 우리 반 지각생에게 꾸중을 안 한다. 아니 못 한다.”한 선생님이 지름길로 가려다 생긴 일을 블로그에 남겨놓았습니다. 이렇게 지름길로 빨리 가려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내게도 생겼습니다.주말 기분 좋게 삼선산 수목원 트래킹에 나섰습니다. 숲에서
여동생 서랍에서 45점짜리 시험지가 나왔습니다. 오빠가 어머니께 그 시험지를 보여드렸더니 곧바로 가족회의가 열렸습니다. 회의 주제는, ‘여동생 서랍을 멋대로 뒤지는 기분 나쁜 오빠를어떻게 처리할까?‘였습니다.한 트위터의 글에 웃음이 절로 납니다. 딸의 낮은 시험점수보다 동생의 허락도 없이 맘대로 서랍을 열어 본 오빠의 행위를 회의 안건으로 올린 부모님, 정말 멋진 가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요즘 여자친구랑은 무슨 대화를 나누니?”“비밀이에요.”“에이~ 가족끼리 비밀이 어딨어? 엄마한테만 말해봐.”“그럼 가족이니까 말할게요. 사실은요
지난 연휴기간 동안 찾아 본 대천해수욕장이 관광객들로 붐빕니다.푸른 바다 위에서 모터보트가 파도를 가르며 달리고, 일찍 찾아온 무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너 나 할 것 없이 일제히 바닷물에 뛰어들어 물장구치며 수영을 즐깁니다.해변에서는 손을 잡고 걷는 연인, 나온 배 과감히 드러내놓고 누운 아저씨, 고슴도치와 함께 걷는 아가씨의 특별한 모습도 정겹고,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모래성을 쌓으며 추억을 만듭니다.지적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들이 너른 모래밭을 뛰어다니며 행복한 얼굴로 바닷바람을 맞습니다. 그 뒤를 따르는 아빠의 얼굴에도 모처럼 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