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진 산허리를 타고 비워진 집과 논밭이창밖의 그림이 되었네새들은 자기만들의 목소리로 노래하고아직 살어음을 품은 개울은봄날을 기다리며 속삭이네남서풍이 불어올 골짝에아직도 흰 눈이 이불처럼 포근하네멀지 않아 펼쳐질 봄의 향연을커피 한 잔의 여유 속에 창밖은 그림이다.약력부산 출생. 고려대학교 졸. 2023년 월간 「문학세계」 시부문 신인상 등단. 오성약품(주) 대표이사 역임. 당진시인협회원 활동.
늘 ㅡ별을 노래하던 그는홀연히 별 속으로 들어갔다아름다운 별 찾아 나도 떠나야지별나라에는 가진 것 없이맨몸으로만 갈 수 있다는데내 곁에 두고 생명처럼 사랑했던 것떠날 낌새 알면 따라 나설거야옷자락 붙들고 떼쓸거야꼭 가지고 갈 것 하나뜨거운 심장에 박혀 빠지지 않는 그리움그리움 하나 더 품었다고 별나라 저울눈금 더 올라가지 않겠지.약력순성 출생. 월간 「순수문학」 시부문 신인상 등단. 전) 당진교육장. 공저 『당진의 시인들』 외 다수, (사)한국문인협회 시분과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주경야독 산 증표는 필경사낮에는 논밭을 갈아엎고 밤마다 글공부에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그 시절서리 긴 논밭 자락마다어머니의 한숨 소리 들리는 듯옛 사람 간 곳 없고 허전함만 달래 주는 듯상록수 예배당 종소리처럼 종탑 위에 부엉새가 무시로 날아와 자장가 소리 들려주고 파란 하늘 아래 뜨고 지는 별자리硯石이네 앞마당! * 상록수 마을을 칭함--------------------------------약력硯石. 계간 《서석문학》 등단. 한국 인간상록수 시인. 시집: 『그리운 연석산』외 전 6권. 사)한국문인협회원. 한국예술인회원. 사)한국문
바다에 생리는 음력을 먹고 사는 밀물과 썰물의 어머니아버지는 조업操業위한 바다 지킴이로 뱃일에 붙잡혀 삶을 파도처럼 기른다갯물에 매달려 생사의 기를 세울 양식장 미역과 굴친구는 등푸른생선이며 사나운 상어나 고래가 대세라며 생리를 캔다바다는 늘 음력을 지우며 사는 어촌영역의 하루밀썰물에 찾는 먹거리 윤슬에 묶인 인연이요, 밥이며 식량이다아님, 나라와 나라가 눈독 들인 국경의 전쟁터다.약력池松. 명예문학박사. ‘90 〈문학세계〉 〈시조문학〉 등단. (사)한국문협 자문위원. 한국시인협회. 국제펜한국본부이사 등. 시집 『詩』로 꽃피는 당진
차가운 가을바람에 솜털 한 가닥 부여잡고날아가는 풀씨 하나긴 겨울 민들레는 월동 준비하러 떠난다바람의 손을 잡고 떠도는 생바람의 손에 달린 착지가 불안하다긴 겨울 무사히 보내고 싶은한가락 소망은 이루어질까플라타너스 아래 작은 공간풀씨는 차가운 손을 내밀고나무의 발등에 기대어 앉았다도시의 작은 공터풀씨의 작은 가슴이 햇살에 데워지고 있다 약력홍성 출생. 월간《문학세계》신인상 등단, 시집 『유월의 숲』〈문학세계〉문인회원, 당진문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작품활동
저, 풀 좀 보세요길을 가다가풀을 보고 또 풀을 본다도로 트렌치 아래풀 위로 차가철커덕 철커덕- 쉴 새 없이 지나고사람들이 하도 밟아서푸른 살점 찢기고푸른 뼈가 뭉개져도쓰러질 듯쓰러지지 않고 오늘도 천하장사처럼 풀은 일어났다너도 힘껏 일어날 수 있어약력경북 영천 출생. 신인 등단, 한민족통일문예대전 우수상. 시집 : . 공저시집「당진의 시인들」외, (사)한국문인협회원, 충남문인협회원. 당진문인협회원. 호수시문학회원, 현) 당진시인협회원 활동
봄비 내린 질퍽한 호수에평온한 은총이 넓게 앉았네제방에는 제비꽃 가늘게 웃고하얀 백로가 호수에 서서외롭게 사색하며 말이 없다임을 만나기 위한 그리움인가다시 멀리 날아오르면잿빛 하늘이 호수에 가득하고 엷은 능수버들 길게 늘어져봄바람에 하늘거리니철새들은 춘정春情에 부산스럽다약력합덕출생. ‘91년 과 신인상 등단, 시집 :『내가 태어난 것은』『바람의 노래/이 시대의 문학인 선정 』출간. (사)한국문인협회원, 당진문협부지부장, 연호시문학 창립회장 역임, 한국문화해외교류당진지부장. 당진시인협회 이사
틀에갇힌지구가궤도에서벗어났다재봉선을따라순항중인아버지졸음이쏟아지는난로앞옷소매단추를다는엄마칼날주름잡는다림질은항상내몫이다꼼지락거리던졸음은천정에서쏟아져내렸다누빈구름이허리춤에걸리면천들이다림질에다리를쭉쭉펴고뿌연연기를뿜어대며신속하게달린다잠의끝선을초롱초롱한눈망울들이쫓아간다손길이스칠때마다곧게펴지는나른한길인기척이개의귀를쫑긋세운다속살이훤히비친안개속터진실밥위로누군가걸어온다잠가도잠기지않는잠의수도꼭지벽면을따라내게다가오는늪은항상지느러미였다두팔을벌리고벼랑끝에서날개를펴고항해를하는아버지의문이자라는공간양복천위에서단추가엄마를뜯어내고있다약력‘17 「시와 정신」 신인상
나를 죽인 자는 미안하다 죄송하다 말을 하는데죽은 나는 원통해도 말을 못하네걱정도 두려움도 없는 창창한 젊음을 돌연 접고꽃 피고 또 피는 봄날에 갑자기사랑하는 사람 사랑할 사람 모두 남겨두고해야 할 일이 많은데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이제 시작하려 했는데추방 당하 듯 다른 별을 향해 가네21세기 물을 먹고 자라나귀신이 되어 나타날 수도 없고영靈도 혼魂도 이 별에 남을 수 없어 나 때문에 눈이 퉁퉁 부은 지인의 꿈에 찾아가 말해 볼까나영문도 모르고 죽은 이 억울함을살아온 눈부신 날들의 기억을홀로 떠나는 이 쓸쓸함을......약력 강원 삼
먹던 꿀단지 사계절 가도록서로 호흡하지 않아 숨콱 막혀 맛을 주지도 맛을 볼 수도 없다굳어버린 뚜껑열고 열어 봐도 미동 없어슬픔만 어른거린다빨개진 얼굴만 밀려왔다 부닥친다촛점이 또렷한 뜨거운 가슴 맞대지 않아 마음 꿀단지 속 별 떨어진다마음 상한 별 마음에무겁게 부숴진다사랑은 머물지 않는 바람이라서약력순성 출생, 한국방송통신대 국문학과 졸,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 데뷔, 공저시집 『당진의 시인들 16』 외 당진온누리합창단장. 당진환경운동연합회원, 충남문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으로 활동
찔레꽃 하얗게 피던 계절사랑의 가시에 찔린 내 가슴붉게 번지는 핏빛 멍가슴 저미는 아픔에 울었다서글픔을 감추려 그늘에 숨어숨죽여 우는 눈물흰 꽃잎에 방울로 떨어져노랗게 물들어 가는데떠난 님을 부르며 우는 비둘기절절히 흘러 쌓인 눈물기어이 애잔한 폭포가 되어가슴 시린 오월은 이별로 내려앉았다.약력강원 원주 출생. 계간 「문심」 시와 시조 신인상 등단. 부산문학 아카데미 이사, 부산문협우수시인상. 공저시집 : 『당진의 시인들』 16집, 현) 당진시인협회원
객지에서 고생하다집에 오면 별 보며자고 싶다는 딸앞바다 낮 동안 데워진모래알에 나란히 누워별*을 본다파도소리 멀어지면찰랑,별이 떴다 진다별 뜬 곳 없고진 곳 없는 하늘가만히 볼수록가슴 환하다*지금도 그대로 부르는 딸의 배냇 이름.약력당진 출생. 2010년 『심상』 신인상 등단. 시집 공저 산문집: (사)한국시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외 다수 활동
사월의 햇살 창가에 펼쳐질 때움츠렸던 입맛을 돋워주는 봄나물이 양푼에 누어 있다쌉싸름한 맛에 향이 강한 가시나무 끝에서 빛나던초록 별 모양을 닮은 새순들쌉쌀한 풀내음과 흙내 진한특유의 향긋함 뿌리까지 살짝 데쳐 장국을 끓이고 재빠른 손놀림으로 봄이 식탁 위에 누어 있다계절은 먹새가 먹이를 쪼아 먹듯 콕콕 찍어 나르는 손톱 사이어린 시절 추억이 새겨져은은하게 피어나는 것......약력 강원 홍천출생, 한서대 문학미디어과 졸, 중앙대예술대학원 수학. 계간「착각의 시학」 시부문 신인상 등단, 시집 『일어나』 출간. 공저 『당진의 시인들』
연초록 잎새 풀피리 되어햇살 비비며 봄 노래하고마른 나무옹이마다꽃 송이 피어나 감싸 주네요청순한 청벚꽃 환하게 꽃등 밝히고흐드러진 봄은물오른 가지마다 어루만지며꽃 이름 달아주는데풀 꽃향기 그리고 바람고운 봄길 위에 나뒹구는 꽃향기바라만 보아도 생각만 해도가슴 설레는 흐드러진 봄은... ...약력강원 출생, 계간 「문학고을」 시부문 신인상 등단, 공로상, 공저시집 『당진의 시인들』외 다수, 순수가곡 : 이종록 작곡 『마섬에 부는 바람』 발표, 한국문협당진지부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임
생전에카네이션 몇 번이나 드렸을까 생신날 어쩌다 꽃바구니 받으시면 "꽃보다 더 이쁜 느덜이 있는디꽃은 뭐하러 사와 "엄마의 거짓말에 내가 진짜 속은걸까 무슨 꽃을 좋아하시는지한 번이나 물어본 적 있었는가나비의 춤도 꽃잔치도 볼새 없이자식 꽃만 바라보며 기도로 사셨던 당신 국화꽃 질 때 오시어봄꽃 잔치 시작할 때 꽃 구경 가셨으니엄마는 사계의 꽃을 그리워만 하셨겠지카네이션 꽃을 사며 슬픈 손을 어이 하나주머니에 감춰둔 채눈물도 훔칠 수 없는 부끄러운 손을하얀 카네이션 향기엄마 냄새가 난다꽃보다 더 고운, 울 엄마 냄새가약력계간 「한국
천상의 찬란한 별빛이 내려지상에 벌어진 별들의 잔치지상의 별에는젖은 숟가락에 빛을 내는마주보는 얼굴에 뜨거운 눈빛고소한 이야기는 시간을 멈추고올려 봐도 내려 봐도별들은 아름다운 빛을 내는데무거운 몸은 내 별을 찾을 수 없어지상의 한 사람이 숨을 거두면 천상에 별이 하나 솟는다는데내가 가야 할 지상에 별 하나 언제 빛을 뿜게 하나약력당진 출생. 월간 「순수문학」 시부문 신인상 등단. 전) 당진교육장. 공저 『당진의 시인들』 외 다수, (사)한국문인협회 시분과회원. 당진시인협회원
황사바람 속에서 옷도 입지 않고스카프도 두르지 않고꽃망울이 밤새도록 나부낀다오늘은 벚꽃 피었을까다시 찾아 갔다붉은 입술 꼭 다물고 있는 벚꽃언제 필까 기다리고 있을 때햇살 한 줄기에 말없이연분홍빛 미소를 짓는다멀리서 봐도 예쁘고가까이서 봐도 예쁘다우리 오늘만큼은 벚꽃 보러 가요꽃 지기 전에 함께 벚꽃길을 걸어요피겠다는 의지로 모진 황사바람 속에서추워도 웃고 있는 벚꽃내 작은 가슴으로 포근히 안아주고 싶다약력경북 영천 출생. 「문학사랑」신인상 등단,. 한민족통일문예대전 시 우수상. 시집 : 진흙 속에 핀 꽃/ 22올해의 문학인 선정
양지 바른 청산은 어미의 무덤일까요? 사시사철 사랑처럼 청산은 넉 춤을 춥니다청룡 구름만 떠도, 슬픔을 닦아주던 시골 집 솔 향기는 아직도 보릿고개를 잊지 못했을까요? 서리서리 한 서린 어머니의 피눈물처럼 유월의 단비가 내리면, 이름 모를 산새들도 따라 웁니다 한밤중엔 월 색만 떠도 어미처럼 돌고 돌아보다가 소박하게 꿈꾸는 기와집을 바람처럼 왔다가 닦아주지만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약력시인, 계간 서석문학 등단 사)동국학원 원장. 사)學田문학관 원장. 한국인간상록수 시인. 사)한국문인협회원. 한국예술인회원. 사)한국문학예술저작권
희뿌연 담배 연기 같은 밤이옅게 흩어지는 새벽이 꿈틀거리며투명 유리컵 속에 돋아난다검게 칠한 밤하늘 빛나는 별이반짝이며 잠드는 달에 안녕 인사하면말간 은하수가 출렁이며 물이 따뜻하다별이 빛나는 밤에반짝이는 별과 조각달천정에 형광으로 빛나고가슴 가득 교회당 종소리가맑게 피어난다엄마가 장독대 앞에 섰다초롱 빛나는 샛별곱게 웃고 있다찰랑주름진 미소가 하얗게 여물어 간다.약력계간 「한맥문학」 신인상 등단, (사)한국문인협회원, 「현대계간문학」작가회 행사분과위원장, 시집 : 『누름』 출간 외, 공저시집 『서랍 속에 시간』 당진문인협회, 당진
선착장 기슭에 깃들던 서해 노을 누굴 기다리랴마냥 걸어놓고는 볼 수 없는 석화아주 귀한 풍경 뮤지컬이다때론 빛 부신 노을마저 도시로 가고그 자리는 무심히 지나칠 바람의 흔적귀한 뱃머리에 돌꽃이 무성히 피었으니그냥 시들거라 믿지 않을걸지워지지 말아라떨어지지 말라 당부했지만내 양식의 밑반찬이나 한국인의 밥상이 될 해변에 핀 돌꽃石花 어머니의 날카로운 조샛날에 잘게 분쇄될 생명의 꽃이며 육지의 식량 꽃이 되랴 한국문인협회자문위원/ 국제펜한국본부/ 한국시인협회원/ 충남시인협회 이사/ 전)충남PEN 회장/ 충남문협자문위원/ 현 당진시인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