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고 체포돼 여순 감옥에 갇혔다가 1910년 3월 26일 일제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고 순국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교과서를 통해서 배워 알고 있는 안중근 의사에 대한 전부입니다.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함을 깨닫습니다. 이러한 안중근 의사의 발자취를 찾아 신문사 문화탐방단 일행이 중국 대련으로 가는 오전 9시4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충남 당진에서 10일 새벽5시 이슬을 헤치며 고속도로를 달립니다.일행은 인천공항을 출발, 중국 대련에 도착해 안중근 의
“오메 오메 너 힘든께 살살 대충 밀어야.”“웜마 웜마! 요기 때 나온 것 좀 보시랑께요. 만날 수영장 가시고 샤워만 허고 말아부니께 때가 허버지게 나와부요. 이참에 내가 확실허게 밀어드려부께라. 아파도 쪼깨만 참으쑈이.”적잖이 널찍한 등판 뿐 아니라 팔 다리 온 몸 구석구석을 훑어가며 친정어머니 때를 밀어주고 있는 큰 딸래미는 불과 몇 개월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본인 몸도 성치 않은데도 전라도 구수한 사투리로 오고가는 대화와 함께 엄마를 살뜰히 챙깁니다.“자네도 등판 내밀어봐. 워메 워메 먹는 것이 다 때로 가는게벼. 살은 안찌고
2018년. 하루를 남겨놓았습니다. 끝자락에서는 언제나 아쉬움이 한 가득입니다. 그렇지만 또 다른 시작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희망을, 도전을 외쳐봅니다.내일이면 2019년 1월 1일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됩니다. 시작이라는 말은 누군가에게는 설레임의 대상이 됩니다.“이모, 저도 이제 여덟 살이 되었으니까 형아들처럼 학교 가요. 완전 좋아요.”우리동네 놀이터에서 만나 알고 지내는 꼬맹이가 24시마트에서 이 추운 계절에 아이스크림 ‘설레임’하나 사들고 오다가 만나 묻지도 않았는데 보고하며 인사합니다. 그 작은 손에
“어머니, 서둘러주세요. 바자회에 가야죠. 어머니 바램대로 여름에 제가 신을 샌들이랑 운동화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말이죠.”누구나 늦잠 즐기고 싶은 지난 토요일(15일) 오전 일찍부터 우리 집 녀석을 비롯해 동네 아이들이 떠들썩합니다. 아파트 앞 ‘금메달태권도장’에서 바자회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입니다.오전 10시 30분부터 바자회가 열리는데 물품을 판매하기 원하는 친구들은 이미 30분 전에 도착해 돗자리를 펴고 집에서 작아져 못 입고, 못 쓰는 옷가지와 모자들, 다 읽은 책, 더 이상 필요 없게 돼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가져와 예쁘
“오늘 나 울었어! 그것도 엉엉.”“헐!!! 왜요?”며칠 전 퇴근 한 남편의 뜬금없는 고백에 대체 무슨 일인가 깜짝 놀라 냅다 물었습니다.“오늘 별로 기대도 하지 않고 두어 시간이 남아서 영화를 봤는데.... 세상에나!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아직도 전율이 느껴져.”대체 무슨 영화를 봤길래 저리 호들갑을 떠는 가 싶어 “빙빙 돌리지 말고 후딱 말해봅쇼.“하니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았다고 아룁니다.“예전에 레미제라블을 보면서 그렇게 눈물이 났었는데 오늘 이 영화는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흘러서 그야말로 엉엉 울면서 봤다니까. 오래간
겨울에 접어들어 자꾸만 움츠러드는 요즘이지만 꽁꽁 싸매고 지난 24일 오후 당진 삼선산수목원을 오래간만에 찾아보았습니다.예상대로 황량했지만 그래도 손에 손을 잡고 이곳으로 산책 나온 가족들이 여럿 눈에 띕니다.어느 집 아빠와 아들이 한 켠에 마련된 정겨운 외나무다리를 건너고, 그루터기 징검다리에서도 폴짝폴짝 뛰어 건너며 중심도 잡고 추억도 잡습니다.때로는 낙엽이 가득 쌓인 길을, 때로는 흙을 밟고 걸으며 도시 시멘트 바닥을 걸을 때는 느낄 수 없는 포근함에 그만 마음이 햇살 받은 얼음처럼 스르르 녹아져 내립니다.정상에 오르니 ‘산을
“오늘 친정에 내려가는데 황토호박고구마 다섯 박스 부탁드려요. 먹어보니까 너무 맛있어서 동생이랑 언니랑 엄마한테 선물로 드리려구요.”“우리 친구한테도 당진 고구마 꼭 맛보이고 싶어서요. 울산이랑 부산에 두 박스 택배 부탁드려요.”“싸다는 인터넷에서도 가격이 10킬로그램에 22,000원부터 29,900원까지 다양하더라구요. 그런데 2만원에 살 수 있으니까 얼마나 감사한지요.”당진시 석문면에서 신해남 씨가 농사 지어 수확한 황토호박고구마가 값도 저렴하고 맛도 좋다고 알렸더니 우리 동네 주민들이 먹어보고 또 추가 주문이 이어집니다.신해남
입동 이틀이 지난 11월 9일 아침. 전 날까지 비바람까지 불며 그리 요란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게 갠 하늘에 먹구름 대신 흰 구름 두둥실 떠다닙니다. 백제문화의 숨결을 찾아 떠나는 탐방단을 마치 응원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문화탐방단 창단 이래 두 번째 나선 탐방 길에 참여한 단원들의 얼굴에 기대감이 가득합니다.백제의 도시 공주로 향해 가는 버스 안에서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갖습니다.당진 합덕에서 초등학생 아들 둘과 함께 참여한 이정순 씨는 “우리 문화를 탐방한다는 취지가 맘에 쏙 들어서 오늘 아이들 학교에 현장체험학
서해안에서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 왜목마을에 2일 해질녘 들어서니 이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형상화 한 시를 담은 비가 지는 노을에 그윽히 반사되어 눈에 들어옵니다.왜목마을에 해가 뜬다(이근배)내 나라의 해는 모두/여기 와서 뜨고/여기 와서 진다/하늘이 가장 크고/가장 아름다운 해를 빚어 올린/고운 아침의 나라/바다가 금빛 물살로/가슴을 활짝 열고/산이 푸른 이마로/오색구름 피워 올리는 곳/여기 왜목마을에 와서/백두대간의 해는 뜨고 진다/저 백제, 신라의 찬란한 문화/뱃길 열어 꽃피우던 당진/역사 일
25일 오전 11시경 동네 아줌마들 대 여섯 명이 전통시장 간다하니 얼떨결에 따라나서 찾아 본 당진 전통시장은 언제나처럼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어시장 앞에 어묵이며 김밥을 파는 곳에 약속이라도 한 듯 둘러앉았습니다. 시장이 열리는 날이 아니어도 상설운영하고 있다는 이곳은 당진시에서 지원한 당진청년 1호점 입니다. 아무리 봐도 청년이 아닌데 어찌된 일인가 싶어 내걸린 현수막을 살펴보니 당진에 거주하는 시민 18세부터 54세가 지원대상입니다.종이컵에 국물 담아 홀짝홀짝 마셔가면서, 어묵 하나 들고 후후 불어가면서 그 1호점
연령대도 다양한 남성들이 21일 오후 2시 부춘산 체육공원 족구장에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서산FC, 본향FC, 서산푸른숲실천연대 회원 가운데 족구와 축구를 사랑하고 시간이 허락되는 몇몇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서로 서로 낯 설어 어색한 것은 순간, 만나서 악수 하고, 공이 두어 번 왔다 갔다 하고 껄껄껄 웃다 보면 어느새 친근한 ‘우리’가 됩니다.3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실력 차도 다양하고, 또 어느 분은 다리를 절며 성치 못한 몸이어서 자꾸만 공을 놓치기도 하지만 있는 그대로 서로를 이해하면서 즐깁
[당진신문=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공동취재팀] 가을 하늘 드높고, 햇살마저 좋은데 우리 고장 곳곳마다 축제도 넘쳐난 지난 주말, 모두 어디로 먼저 가볼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을 것 같습니다.박경관 씨(당진, 경관건축사 대표) 가족은 13일 올해 처음 당진종합운동장 일원에서 열린 해나루황토고구마축제에 다녀왔습니다.“우리 아내와 아이들이 고구마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인터넷 구매를 하려던 중에 마침 고구마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반갑던지요. 토요일 가족과 함께 가서 직접 캐 왔어요. 고구마를 시중에서 사려면 최소한 10킬로그램 한
7일 오후 오래간만에 찾아 본 부춘산 체육공원이 떠들썩합니다. ‘이겼다!’는 승리의 함성소리에 길 따라 아름드리 피어났던 꽃들이 화들짝 놀라 숨을까, 구경할까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고민합니다.족구장에는 일주일 내내 직장에서, 또 사업장에서 쌓였을 스트레스를 모조리 날려버리기라도 할 기세로 족구경기에 몰입하고 있는 동호회 아버지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얼마나 열심히 경기에 임했는지 모두 하나같이 온 몸이 젖었지만 즐거움이 묻어나는 얼굴표정들을 보니 새롭게 시작될 한 주간을 거뜬히 맞이할 준비가 돼 있어 보입니다.바로 옆에서는 아빠
9월 29일 오후 찾아본 대산 삼길포항 주차장이 곳곳마다 만석입니다.“헐~!!! 삼길포항에 이렇게 많은 관광객들이!!!!!”겨우 주차를 하면서 차 안에서 한 번 놀라고, 차에서 내려서는 줄을 지어 낚시를 즐기고 있는 꽤 많은 분들을 보고 또 한 번 놀랍니다.드넓고 푸르른 바다 위에 낚싯대 드리우고 어떤 이는 앉아서, 어떤 이는 반쯤 누워서, 성미 급한 어떤 이는 차마 자리에 앉지 못하고 눈이 빠져라 바다를 응시하며 꽤 오랜 시간을 버티고 서 있습니다.“워치게 좀 잡으셨대유?”난데없이 다짜고짜 카메라 들이대고 묻는 별난 아줌마의 질문
“우리 이번 추석에도 할머니 댁에서 송편 빚을거지요? 그런데 엄마는 송편이 왜 반달모양인지 아세요?”“모름 모름. 왜 반달모양이래?”“달이 처음에는 반달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점 동그란 보름달로 되잖아요. 우리 조상들도 송편을 반달모양으로 빚으면서 앞으로 삶이 보름달처럼 행복하게 채워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표현한 거래요. 책에 다 나와 있는데, 엄마 독서를 게을리 하셨네!”“아! 그렇구나! 헐~”추석을 일주일 가량 남겨두고 할머니 댁에 방문 계획을 말해주던중 늦둥이 녀석의 뜬금없는 질문에 ‘모름’으로 일축했다가 꼼짝없이 당했습니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가 싶은데 낮 동안에는 여름을 방불케 하는 무더위에 아직은 자꾸만 그늘을 찾게 만드는 지난 9일 오후 서산어린이도서관을 오래간만에 찾아보았습니다.도서관을 들어서자마자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바닥에 벌러덩 누워서, 어떤 아이는 책꽂이 틈새에 만들어진 나만의 공간에서, 어떤 아이는 한쪽 벽면에 설치된 책꽂이를 연결하는 쇼파에 누워서, 어떤 아이는 다람쥐 쳇바퀴처럼 생긴 공간에 누워서, 어떤 아이는 지적호기심이 급한 나머지 책을 선택한 바로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어, 어떤 아이는 책상에 바르게 앉아서
3일 오전부터 하루 종일 가을을 알리는 단비가 주륵 주륵 내립니다.일하다 말고 오후 어느 때 잠시 창밖을 내다보니 아들놈 보다 일찍 출근한 엄마의 ‘우산 꼭 챙겨가라’는 당부말씀 까마득히 잊고 학교에 간 어느 집 철부지 초등학생이 하굣길 가방을 머리에 이고 잽싸게 달려보지만 온몸이 흠뻑 젖었습니다. 한시도 비울 수 없는 일선에서 우산 들고 마중조차 나갈 수 없는 엄마의 마음도, 눈시울도 함께 흠뻑 젖었겠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농사일에 늘 분주하시던 내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비가 내려도 택배아저씨 어김없이 아파트 후문을 들어
8월 30일 오전 11시. 당진 구룡리 김상범(귀농인) 씨 농장에서 아낙네들이 요즘 한참 제철인 깻잎을 수확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가물었다가 오래간만에 내려준 단비를 맞아 그런지 유난히도 파릇파릇한 깻잎이 잔잔한 바람에 너붓너붓 나부끼고 아낙들의 웃음소리 작은 뒷동산에 메아리친다.“우리 아파트 김상범 선생님께서 귀농해 농사 지시는데 깻잎 실컷 따다 먹으라고 해서 출동했어요. 오늘 저녁 양념간장 만들어서 쓱쓱 비벼먹을거에요. 깻잎에 철분이랑 비타민이 그렇게 많다잖아요.”“우리 아이가 깻잎장아찌를 좋아해요. 간장장아찌를 담가볼 생
주말인 25일 아침 겸 점심을 먹은 터라 오후 5시를 살짝 넘겨 온 식구가 저녁식사를 일찌감치 마치고는 산책 겸 마침 5일장을 맞은 당진 재래시장으로 발걸음을 향해봅니다.“한 바구니에 5천 원 팔던 참외, 지금부터 5천원에 두 바구니 드려요!”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안 사면 무진장 손해일 것 같은 참외장수 아저씨의 당당한 외침에 후루룩 달려가 봅니다. 외모도 매끈하고 싱싱해 보이는데 가격까지 저렴하니까 계획에 없던 참외를 주섬주섬 사 담는 주부들 틈에 끼어봅니다.“집에 먹어야 할 과일이 많은데 큰일났슈! 이거 언제 다 먹는댜? 부지런히
19일 오후 조선시대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빛을 보고 득도하였다 해서 붙여진 이름 간월도를 향해 가는 길은 도로확장공사가 한창입니다.공사중이라 반듯한 길 아니어서 울퉁불퉁 덜컹덜컹 요란하지만 푸르름 가득한 바다와 드넓은 갯벌, 간월암 너머로 일몰이 장관인 이곳에 가면 새콤달콤 간재미 무침과 고향집 냄새 가득 머금은 청국장에, 돌솥에 갓지어낸 영양굴밥에 어리굴젓을 곁들여 김에 싸서 한입. 또 뜨끈뜨끈한 굴 파전에 시원한 막걸리 한잔 후루룩 들이켜고 생각을 하니 달리는 차 안에서 벌써부터 군침이 돕니다.해변 길을 내달리는데 썰물 때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