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보니 안개빛 자욱하다어쩌다 새소리만 간간이 들리는데안개로 생긴 물방울 풀잎마다 맺혔네.고갯길 굽이굽이 휘도는 실개천에안개가 피어올라 계곡을 메우더니햇살이 보고자 하니 사라지는 운해라안개 속 소나무는 그림같이 아름답고계곡의 물소리에 내 마음이 정화되네 안개가 걷히고 나니 그림 같은 호수라약력 강원 출생. 계간「예술세계」 시조부문 신인상 등단. 부산 문학아카데미 운영위원 및 이사. 부산시인협회 시인상 수상. 시집 『아라리 아라리요』 시조집 『옛것에 대한 그리움』 당진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으로 작품 활동
할머니 집 마당가 감나무 한 그루잎겨드랑이 밑에서작고 앙증맞은 아기 감꽃주렁주렁 매달렸다어릴 적 그리움노랗게 피어나는 유월꿀벌들이 부지런히 날아들고노란 입술 내민 감꽃은 어린아이처럼천연덕스럽다팔찌 목걸이 만들어 소꿉놀이하던 감꽃하나하나 떨어져 마당에 뒹군다감꽃을 주워 모아손수건 위에 줄지어 놓으니노란 감꽃 무늬 손수건이다손수건에서 추억들이 우수수 떨어진다약력홍성출생,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졸. 월간「문학세계」시부문 신인 등단. 시집『유월의 숲/ 당진문화재단 올해의 문학인 선정』 공저「한국을 빛낸 문인」『당진의 시인들』등. 한국문협당
의자로 건물 안이 꽉 차있다무슨 공연도 아니고유명 강사가 와서연설하는 것도 아닌데아침 여덟시 벌써 의자에 앉은 사람과서 있는 사람으로건물 안이 북쩍인다앞에 앉아있는 사람은개인 교사인지한 사람씩 불러서잘 알아듣도록 예쁘게 설명하고 잘 듣고 그러고 나면개인 선생님 만나고자세히 설명하지만뭔 소리인지 반만 알아듣고시키는 대로 하기로 하고고맙다 인사하고집으로 향하는 사람병실로 향하는 사람치료실로 향하는 사람그들의 마음은 고뇌의마음일 거다병원의 저녁은다시 적막 하여간호사 선생들만분주하다
남이섬 길 없는 숲을 걷다나뒹구는 참나무 등걸에 앉아나뭇가지 사이로 난 하늘을 본다.새처럼 날아든 청설모 한 마리무엇인가 감추는 듯, 몸짓하고나뭇잎 하나 폴짝 올려놓고 달아난다.낙엽이 지천으로 쌓인 숲그가 머물렀던 자리새로운 세상 열어 보듯 조심스레 가랑잎 한 장씩 들춰본다.썩은 낙엽이 있을 뿐아무것도 없다.돌아서려다 안압지 신라의 비밀을 캐듯손끝으로 검은 흙의 역사 헤쳐 본다.앗, 이것은 밤 한 톨탱탱한 밤알에 빛살 내리고쌩긋 그가 웃는다.바라보는 내 눈이 시리다.낙엽 속 작은 우주더는 다가설 수 없는 세계떡갈나무잎 하나 도로 올
눈이 내린다순백의 산야가 눈부시다들끓던 삶 속에서깊어진 심장의울음도 사라지고아름다운 설경 위로유년이 뒹군다그리움눈처럼 쌓여가는눈 오는 풍경 하나 약력 계간 「한국문인」 신인상 등단, 한국문협 평생교육 시낭송가., 시집 『또 하나의 추억(21올해의 문학인 선정)』 출간. (사)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원, 당진문인협회 이사. 당진시인협회원
굳이 불 밝힐 필요 있을까밤도 필요한데모두 낮이 좋을까아무도 볼 수 없는 밤은스스로 내가 되지아무런 간섭없이스스로 발에 족쇄 채울까밤은 밤대로낮은 낮대로 좋으니까물에 솜을 닿듯새벽에 이슬 내리면밤은 끝나고아침이 찾아오니까약력동국대 경제학 전공, 계간 「한맥문학」 신인상 등단, (사)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원, 「현대계간문학」작가회 행사분과위원장, 시집 : 『누름』 출간 외, 공저 『당진의 시인들 17』 당진문인협회, 당진시인협회원
누가세월은 물같이 흘러간다고 했나나무는 물 마시고 거름 먹어도세월이 와서 쌓여야꽃피고 열매 맺어사람도 쌓이는 세월과 친해야잘 닦은 구두처럼 빛나지쌓이는 세월 받아쓰는 나무는천년을 넘겨 살기도 하지만쌓인 세월 두고도 당겨쓰는 사람은백년을 넘기기 어려워세월은 흘러가지 않아한 생애가 끝나는 날쌓인 세월은 모두 가지고 떠난다약력순성 출생. 월간 「순수문학」 신인상 등단. 전) 당진교육장. 공저 『당진의 시인들』 외 다수, (사)한국문인협회 시분과회원. 한국미협당진지부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숲은 고요 속에 잠들라 말하지 않았다숲은 장대한 울림 속에고요를 붙잡고 낮과 밤을 주는 에너지를 키우지때론 계곡에 수면이 차오르고딱따구리 산새를 불러와 산울림을 채우니홀로 사는 자연인이 아니다고요 속에 숲은 자연이 주인야생동물에게 휴식과 안식처를 주고 삶을 품어주는 어머니 품안자연은 환경이 우선, 생명의 에너지를 주니숲속엔 비밀이 커 맑은 산소를 물안개처럼 양지를 펴는 은혜로움 숲은 자연인이 사는 안식처는 아니지만편백나무나 자작나무 숲을 가꿈이 꿈이고 비밀이지 약력 池松. 명예문학박사. ‘90 〈문학세계〉 〈시조문학〉 등단. (사)
죽을 만큼 부려먹고 병든 너를 버린다우리 집에 와서 늙고망고 풍산 다 겪은 너를쓸모없어졌다고우리 집에 시집온 이십 년아담한 집도 없이네 다리를 벽돌에 겨우 지탱하고아파서 수술도 했다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을까성능도 좋고 외관도 이쁜세탁기 최신형 들어온다고새집을 만들고 타일 붙여새 단장을 한다슬펐던 세상살이에너는 불평 한마디 없다약력 홍성 출생. 한국방통통신대 법학과 졸. 월간《문학세계》신인상 등단, 시집 『유월의 숲 /‘20당진문화재단 올해의 문학인 선정』공저공저「한국을 빛낸 문인」『당진의 시인들』등〈문학세계>문인회원, 당진문인협회
호숫가 걷다 보니날마다 사색도 달라 떠오르던 태양께 감사하며긴 긴 세월 낚대 하듯살아온 인생길호숫가를 걷다 보니소리 없이 봄비가 내리더니 기나긴 여름 장맛비는 답도 없이멈춘 듯 흘러 가버리고 가을비는 낙엽 따라이별가를 부르며 돌고 돌아 가버린무수한 그 세월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약력硯石. 계간 《서석문학》등단. 한국 인간상록수 시인. 시집: 『그리운 연석산』외 전 6권. 사)한국문인협회원. 한국예술인회원. 사)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원. 《군자문학》 명예회장. 당진시인협회원 작품활동
햇살 없는 마트 진열대한 뼘 화분에서웃자란 선인장 꽃 핀다밤 낮으로 내리쬐는형광등 불빛차가운 냉기에도 핀핏빛꽃 한 송이사막에서 핀 꽃 같다바라보는 사람가슴이 한참 따뜻하다약력경북 영천 출생. 신인상 등단,.한민족통일문예대전 시 우수상. 시집 : 수상. 공저시집「당진시인들」외, (사)한국문인협회원, 충남문인협회원. 당진문인협회원. 현) 당진시인협회원 활동
밤하늘에 별빛 빛나고고요가 흐르는데오월의 숲에는초록 바람이 졸고 있는 지금새벽 詩가 고프다읽고 또 읽고한 잔에 詩를 먹었다어디로 흘러가는 길인가안개 속 보이질 않았다오월의 간절한 기도를 드리는데... 약력강원 출생, 계간 「문학고을」 시부문 신인상 등단, 공로상, 공저시집 『당진의 시인들』외 다수, 순수가곡 : 이종록 작곡 『마섬에 부는 바람』 발표, 당진문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임
1960년대 경기마馬 처럼 주름 잡고 달리던 신발생애 주기에 따라 물고기도 잡아넣고 올챙이도 잡아넣어 위태로운 생명은 아랑곳없이자연에 집착하던 그 시절성장의 속도에 맞춰 밀리미터가 늘어나고타원형 속에 상표가 달아난목마른 추억 하나 맨발로 달리던 시간들그래도 행복했던 추억이 오랜만에 입질이 손맛처럼 수면 위로 건져 올라온다‘04년 《공무원 문학》 신인상 등단, (사)한국문인협회원, 국제펜한국본부회원 충남문인협회이사, 공무원문협충남지회장, 당진문인협지부장 역임, 당진시인협회총무기획이사, 허균문학상, 공무원문학대상 수상, 시집 『건드리지
한 사람의 혼이한 사람의 글이한 사람의 詩가뭇사람들의 마음 사로잡고엷은 맘 두꺼운 마음드러나게 하고 삶으로 이끄니그 사람 그 시인 정지용옥천의 식당도 카페도거리며 둘레길 관광지마다즐비한 임의 詩가 밥이 되고마음의 약이요 양식이니앞으로 몇백 년을 먹여 살릴 건지장령산의 낙엽수 만큼일까쌓인 낙엽 뒤적여 본다.약력순성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과 졸,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 등단, 공저시집 『당진의 시인들 16』 외 당진온누리합창단장. 당진환경운동연합회원, 충남문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이사로 작품활동
바람이 부는 곳에 억새꽃 춤을 추고꽃 머리 고이 숙여 반갑게 손짓하네황량한 산중 허리서 가는 객을 부르네붉은색 곱던 단풍 찬바람에 스러지고샛노란 은행잎도 간밤 비에 떨어지니외로이 억새꽃 홀로 가을날을 지키네현광락 강원 출생. 계간 「문심」 신인상 등단. 부산 문학아카데미 운영위원 및 이사. 부산시인협회 시인상 수상. 시집 『아라리 아라리요』 시조집 『옛 건에 대한 그리움』 당진문인협회원 및 당진시인협회원
언제부터인가 실밥처리 공정을 무시한 골목원샷으로 커피를 먹은 미싱들이부산스럽게 아침을 열고 있지만양손에 생을 맡긴 제품집엔 출근시간만 존재한다마감에 쫓길 때마다 퇴근을 반납한 휴식은미싱판 위에서 쪽잠으로 처리되고비몽사몽을 헤매면서도 불량을 허락하지 않던 손가락에도 눈은 달려 있었다디스크와 관절염을 달래려고게보린 량을 늘려도 옥죄어오는 고통은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막는 또 다른 카드의 연체기일졸음보다 앞서 노루발은 달려나가고계절을 거꾸로 살아보아도허기진 삶은 말끔하게 오버로크되지 못하는 인생지문 닳은 손가락들이 사는 하청골목그래도 배경
강을 건너려면 마음도 몸도함께 건너야 할 것이다몸은 이미 강을 건넜지만마음의 강은 아직 건너지 못한 것이거나마음은 이미 건너갔지만 몸은 아직 남아있거나시간의 전선에서 만나야 하는나약한 자신과의 싸움은늘 계속되어야 한다건넜으면 뒤돌아보지 말고몸과 마음이 완전히 건너가야 한다약력합덕출생. ‘91년 과 신인상 등단, 시집 :『내가 태어난 것은』『바람의 노래/이 시대의 문학인 선정 』출간. (사)한국문인협회원, 당진문협부지부장, 연호시문학 창립회장 역임, 한국문화해외교류당진지부장. 당진시인협회 이사
한낮 수평선 끝시선 던져놓고멸치 떼 은비늘 튀듯잔물결 눈부시다오래 바라보니 파도 소리사라지고 고요만 남아밀려가며 밀려오다섰다지는 물 그림말끄러미 바라보면모래톱처럼 남은 상흔마저지워져 흔적 없다약력당진 출생. 2010년 『심상』 신인상 등단. 시집 『가슴으로 사는 나무> 공저 산문집: 『백두대간, 네가 있어 황홀하다』 (사)한국시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외 다수 활동
꿈을 꾸었네위대한 궁전향기 가득한 꽃밭에서 꽃이 되어 피고사랑 속에서 물고기가 되어 헤엄쳤다네심장으로 전달되던 거룩한 울림벅찬 사랑의 속삭임내 작은 몸놀림이 세상을 흔들었다네나는 세상의 시작이며세상은 나로 인해 태어났다네내 인연이 세상과 연결되고연결된 인연이 내 세상이라네불현듯 모든 고리가 연결되고무언가 불편할 것만 같은 느낌내 우주의 예감인가에덴을 떠나 에덴을 찾는 여정의 시작내가 이루어야 할 사랑의 완성온 세상을 가슴에 안은 우주의 처음심장 소리가 북소리 같던심장 소리가 자장가 같던꿈을 꾸었네강원 삼척출생, 가톨릭문학회원, 한국
넓은 등 내어주고 누운 소처럼논두렁마다 한가롭고배꼽 마른 벼 그루터기 재생을 꿈꾼다아버지 새벽부터 숫돌에 낫 갈아싸각싸각 벼 베던 소리부지런히 낟가리쳐산처럼 쌓아 올리던 짚가리모두 사라져가고들판은 흰 랲으로 휘감긴 볏집들만 우두커니 서 있다짜디짠 땀방울로 만삭을 채워미련 없이 내어준 저 수척한 들판사계절 가꾸어 채우신 곳간자식에게 다 퍼 주시던어머니 빈 항아리약력계간「한국문인」 시부문 신인상 등단, 한국문협 평생교육 시낭송가., 시집 『또 하나의 추억(21올해의 문학인 선정)』 출간. (사)한국문인협회원, 당진문인협회이사. 당진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