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삽교호 일대 하천변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갈대밭을 무차별적으로 훼손하는 일이 발생했다. 피해 규모는 10만 평에 이른다고 한다.당진시는 사건이 발생한지 12일 만에 갈대를 무단 채취하는데 동원된 일부 장비의 번호판을 토대로 범인을 특정하여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고 한다. “하천법 93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하천 시설을 이전 또는 손괴해 피해를 발생시키거나 치수에 장애를 일으킨 자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 있으나 이들은 하천점유 허가를 받지도 않았으며 주민들이 만류하였지만 아랑곳하지
새벽에 빗소리에 눈을 뜨고 밖을 보니 하염없이 흐느꼈다 밤새도록 내리더니 아직도 굵은 빗줄기가 마당을 내리 친다 낙수 물 소리가 요란하게 내 귀에 울리고 밤새도록 내린 비는 도랑을 채우고도 남는다 농부들의 심란한 마음이 빗소리에 젖어드네
2021년 2월 4일 당진항 매립지 대법원 패소 후 1년 6개월이 지났다. 당시 충남도계 및 당진땅 수호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선출직 공직자들이 출구전략으로 앞다퉈 요구했던 △정부 공유수면 매립사업 비협조 △당진항 분리지정과 정부재정투자 확대 △해상 도계 재지정 △어업구역 확대 △보상적 국가 공공기관 이전과 글로벌기업 유치 △상실감 치유 정부 보상 등 국가 차원의 민심 수습대책이 그동안 단 한 건도 관철되지 않았다.특히 최근 당진시가 수행한 장래 당진항 발전전략 용역이 미진한 것으로 알려져 충남도민과 당진시민들의 우려가
산 숲 이른 아침 밤비 맞아 파르르떨고 있는 수정란꽃 중심푸른 눈동자 마주치면 블랙홀 회오리 속으로 빨려갈 듯하다투명하게 비칠듯한 매무새 너무나 청순하여 서늘한 몸혼자만이 알고 있는비밀처럼 설렌다대호지출생, ‘10년 「심상」 신인상 등단, 시집 『매화꽃 펴야 오것다』 『가슴으로 사는 나무/세종나눔도서선정』 한올문학상,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주자, 현)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나루문학회, 당진시인협회원으로 작품 활동
어머니 나이가 어느덧 구순이시다. 이제 다른 사람의 손길이 있어야 하는 나이가 되어 가신다. 몇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는 가난한 시골집 팔 남매 중 장남이셨다. 그러니 어머니의 시집살이는 불을 보듯 뻔했다. 시집와서 몇 년간은 매일 점심도 굶으셨다. 부엌 광에 들어가도 먹을거리가 별로 없었다. 기가 막혀, 뒤란에서 혼자 많이 우셨다고 한다. 그렇다고 친정에 말할 수도 없었다. 부모님이 걱정하실까 봐 차마 얘기도 못 꺼내고 그렇게 벙어리로 수년을 살았다. 텃밭의 오십여 평 마늘 농사는 올해도 풍년이다. 어머니의 발소리에 눈을 뜨고 손
마당에 쑥과 풀을 태워 모기불을 놓고 옆에서는 우리집 큰 일꾼 누런 소가 꼴을 먹고 되새기며 하품을 하고 마당에는 밀집 방석을 펼쳐놓고 호밀 수제비를 만들어 반찬은 무 짠지와 김치 뿐인 밥상이 나온다 다 먹고 나면 할머니 무릎을 베고 별들이 펼쳐져 있는 하늘을 보면 할머니는 구수하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 주시고 이야기를 듣다가 어느순간 하늘과 별이 자취를 가추면나는 아침을 방에서 맞이하며 기지개를 켠다
황금 빛 태양을 따라 초목에서 태어나잡초처럼 흔들리며 도시와 시골에 수놓았습니다아버지만 흉내 내면서 한 평생그 누군가를 위해 산길을 닦아 놓았습니다안개 꽃 지천인 산골에는계절 따라 산색도 날마다 달라지다가한 편엔 꽃들도 이별을 준비하겠지요?이름 모를 산새들인지, 공작새들인지호수 속살에는 청 아 한 메아리 소리가떠오르던 시골 동네가파른 산길을 한없이 걸어가 보니계곡 물줄기는 꽃길을 수놓았을까요?올라갈 땐 지옥 문내려올 땐 천국 문 같았던내 인생.약력시인, 계간 《서석문학》 등단 사)동국학원 원장. 사)學田문학관 원장. 한국인간상록수
지난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새로운 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당진시의 특징만을 살펴보면 당선된 선출직 공직자 중 시장을 비롯해 지방의회 의원 다수가 공무원 출신이란 점이다. 30년 동안 계속된 지방선거에서 공무원 출신 공직자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처럼 많은 수의 공무원 출신 공직자가 당선되었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 보통 공무원 출신 공직자가 당선되는 경우는 뛰어난 능력이 인정되었다거나 상대적으로 정치의식이 낮은 향촌 지역에서 당선되는 경우가 더러 있었던 점
일에 지친 사람들이 그늘에 앉아 휴식을 즐기고 무심히 넋두리 같은 담소를 나눈다 오늘도 피곤한 하루 중 지금 이 시간을 그냥저냥 서로의 마음을 열고 넋두리도 하고 담소도 나눈다 봄 일이 끝이 나면가을에 거둘 농작물을 심고지금논에 이삭 거름도 줘야 되는데 젊은 놈들은 찾을 수가 없으니 일이 힘들고 힘에붙혀고달프다고 넋두리다 그때 누가 웃음짓게 한다"형님 조기 앞동네 다방 지금도 가슈""예끼 이사람 언제적 예긴디 지금은 안가""진짜유 알어볼규""나 갈겨"한바탕 웃고 각자의 일터로 발길을 옮긴다
조업하는 명인선장은 바다를 다 안다나침반을 보며 항해하지만 망망대해를 속속히 안다는 것은 중한 일이지바다안개 자욱한 날은 시동을 내려놓고쉴 때는 파도소리가 자장가란다바다를 몰고 바다를 항해하는 선장평생을 바다와 얘기하고 바다가 친구란다.천혜의 어장인 바다에서새우잡이 돔잡이 민어잡이 실치잡이갈치잡이에 취한 선장들 바다가 직장이다바닷가 사람들은 갯벌이 어머니이고바다가 아버지란다바다는 돈벌이의 텃밭, 돈을 벌어도쓸 새가 없다는 남해선장들 화려한 신사복 한번 입을 새 없는 따분한 일상이라 푸념하는 고단함도 잊고 산다또 섬이 학교라면 인생철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미국 지역주간지 360개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바로 최근 발표됐다. 미국 언론계는 이를 언론사막화 현상이라 부른다. 이런 상황이 어디 미국뿐이랴. 펜데믹 이후 행사가 거의 없어 광고가 급감하고, 살림살이가 어려워 신문까지 끊어내는 작금의 상황에서 기획재정부는 문체부가 수립한 소외계층 구독료, NIE 지원 사업을 삭감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 정부가 펜데믹 이후에도 생존여부가 불투명한 지역신문을 아예 고사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수립한 2023년도 지역신문발전기금
7월 18일은 고엽제의 날이다. 고엽제는 제초제의 일종으로 1960년대 베트남 전쟁에서 미군이 대량으로 살포했다. 베트공이 산속 정글을 이용한 게릴라 작전에 의해 미군이 속수무책으로 당하자 미군이 베트남의 항공권을 장악하고 개발한 것이다. 미군은 산림지역 평야지대 가릴 것 없이 항공기로 고엽제를 살포했지만, 우리 사병들은 뭔지도 모르고 부대 철조망 근처에서 단지 시원하다는 이유만으로 맨몸으로 고엽제라는 농약을 맞았다. 이후 다이옥신과 같은 독성이 함유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 독성의 후유증으로 살포지역의 생태계가 파괴, 교란되었
빗줄기가 서서히 굵어지고 지붕에서 떨어지는 낙수 소리가숨가쁘게 빨라진다 창문에 기대어 내리는 빗속에 마음을 열고 걱정하고 근심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기도한다
보이지 않는 오선지 위에 타락한 악산 바위틈 꽃 한 송이 일개미가 오르내릴 때이름 모를 나무에 핀 작은 꽃 향해 나비는 춤을 추었다비바람 지나간 자리밤이슬이 머물러 쉬어 가는 곳고적한 산사에 널찍한 둥근 마당개울가 도란거리는 물소리산새들 노랫소리에 춤추는 꽃나비들솔바람 지나가며 만든 악보바람이 만든 고운 선 따라 나풀대는 나비는 예쁘게 단장한 꽃등에 잠시 쉬었다 하루가 간다,약력강원 원주 출생. 계간 「문심」 시와 시조 신인상 등단. 운영위원. 부산 문학인아카데미 이사, 현 당진시인협회 회원
이제 그늘에 앉아서 잠시 쉬어도 좋을 것 같아요 올 한해도 반은 보내었으니봄일에 지친 몸 시원한 그늘에서 풀벌레 노래와매미 소리 들으며 이 여름 그늘에 누워서 한가로이 떠도는 구름과 벗하여도좋겠어요
꽃이 말 했다패랭이꽃도 피면서말없이 하얀 미소로 말했다다른 꽃처럼 화려하지 않고 가늘고긴 줄기 꼿꼿이 세워자기를 멋지게 피우는 하얀 패랭이꽃처음엔 멀리서 바라보다가 마음 홀려서꽃밭에 들어가려고 하니꽃을 꺾지 마세요꽃을 밟지 마세요꽃밭에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표시다그냥 눈으로 바라만보라고……. 그래야 나비가 오고 벌이 오고누구나 오래 볼 수 있다고 말했다꽃은 질 때까지 피는 사랑 꽃이다.약력경북 영천 출생계간 『문학사랑』 시부문 신인상한민족통일문화제전 詩 수상당진문화원 주부백일장 수상호수시문학 회원당진시인협회원
미사일 부리가 땅을 조고닭장의 닭들이 죽은 날전쟁은 기척도 없이 담을 넘었다.탄창들이 모이처럼마당에 흩어지고바싹 마른 총성에나는 동생과 내 손을 묶는다앙상한 팔엔 금세 가시가 돋고꺾여도 죽지 말자고철조망 같은 동생의 손이벽을 두드렸다휴전선 아래 어딘가 얽힌따뜻한 혈관들이힘겹게 들꽃을 피우고흐르는 피에자꾸만 눈물이 났다눈을 뜨면 허물어진 벽 앞이었다.
지금 까지 침묵하던 구름이 단번에 비를 몰고 와서 온 대지에서 빗줄기를 거세게 뿌려 빗물이 들판을 가로질러 나가고 차마 빠져 나가지 못한 빗물 들은 논두렁을 뚫고 빠져 나간다 길은 길대로논은 논대로밭은 밭대로 빗줄기로 인하여 농부들의 근심도 내린 비만큼 쌓였다
허수아비가 하는 일은 참새를 쫓는 것이다한 천년을 그렇게 서서 참새를 쫓다 보니이제 참새를 쫓는지 참새와 노는지사람이 허수아비를 믿는 것 보다참새가 허수아비를 더 믿는다그래도 농부의 마음이 넉넉해지면밀짚모자 허수아비를 세워 놓는다철없는 허수아비, 속없는 저고리 바람에 날리며 눈치 없이 서서 참새를 기다린다들녘은 누렇게 익는데 참새는 어디 있는지참새가 허서방과 놀다가지 않은 날은시집 간 딸자식 그리는 아비 맘 같다저마다 이맘때면 속이 꽉 차게 알알이 익는데갈수록 넓어지는 농부의 빈 들녘에허수아비 하나 서서 참새를 기다린다.약력삼척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