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넘지 않으면인생이 아예 없는 것처럼큰 고개 작은 고개우리가 걸어가야 할 수 없는 삶의 앞길이다늘 마지막 고개이길 바라다언제나 절벽을 만난다그곳은 짙은 어둠이 깔려있지만두려워하지 마라우리의 희망인 시간과 함께다정히 손잡고 걷다 보면반드시 넓은 광야가 나오고아침처럼 은총의 태양이 떠오른다고개를 넘는 것은인생을 깨우치는 하늘이 주는 길이다약력충남 합덕 생. ‘91년 과 등단, 시집 : 『내가 태어난 것은』 『바람의 노래/’17 이 시대의 문학인 선정 』출간. (사)한국문인협회원, 당진문협 부지부장역임 현)
흰 눈 소복이 쌓인산책길첫 눈에 새겨진신발도장누가 이렇게예쁘게 찍어놓고 갔을까신발도장 따라나도 옆에 나란히신발도장 찍고 간다.가다보니큰 신작로 차량행렬에사라진 신발도장어떤 방향으로 갔을까예쁘고 귀엽게만 생겼던 신발도장아마도 예쁜 신발도장처럼고운마음 고운향기남기고 갔을예쁜 신발도장
미사일 부리가 땅을 조고닭장의 닭들이 죽은 날전쟁은 기척도 없이 담을 넘었다.탄창들이 모이처럼마당에 흩어지고바싹 마른 총성에나는 동생과 내 손을 묶는다앙상한 팔엔 금세 가시가 돋고꺾여도 죽지 말자고철조망 같은 동생의 손이벽을 두드렸다휴전선 아래 어딘가 얽힌따뜻한 혈관들이힘겹게 들꽃을 피우고흐르는 피에자꾸만 눈물이 났다눈을 뜨면 허물어진 벽 앞이었다.
삽교호에 오시는 손님새해 새 날첫 손님하늘길 구름 타고 오시는 손님여명길에 지친 날 해들갈대밭 숲길에 무슨 이야기로 꽃 피울까?당진시 열 돌 축제이야기서해바다 삽교호에 고기떼 이야기필시 북쪽 고향산천에 차가운 서릿발 찬서리푸념할 때우리 충청도인생 당진시 이야기라면채운들에도 기러기 떼 떼 손님노래춤 춤사위에 꽃무지개 꽃구름피워주는 채운의 멋이며 당진의 평화여
바람에는 모든 것이들어있다.얼굴을 만져주는 바람이 있는가 하면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는바람이 있다.마음의 바람과자연의 바람어느것이 더 아름다울까
[당진신문=이영미]늘 푸른 소나무가자라는 곳신부님들은늘 푸른 소나무를 닮아성지를 다니시나 보다저 하늘을 향해가지를 뻗고 있는소나무푸른 나무 푸른 소나무나는 오늘도 변화하는나를 보며꽂꽂이 서 있는 소나무에고개를 숙인다.
[당진신문=이영미]들꽃처럼 사셨던 아버지아버지 산소에 들꽃이 피었다는 소식에외롭지 않겠구나생각이 들었읍니다겨우내 눈을 맞고봄이 되어피어난 들꽃하늘에 맞닿을 듯높은곳에서 바람을 맞으며소나무 향기 가득한아버지 산소그곳엔 올해도 여전히들꽃이 피고 있을 것입니다들꽃처럼 사셨던 아버지아버지 생각이 짙은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