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에대낮처럼 달빛이 스며들고따사로운 기운이유유히 산천으로 퍼져갑니다마른 나뭇가지에서 겨우내 떨고 있던 산새들도내려와 앉습니다풀꽃들이 저마다 내미는입술은 호숫가를찬란히 장식할 것입니다그 때가 되거든“꼭” 한 번 놀러와 주십시오. 약력硯石. 계간《서석문학》등단. 한국 인간상록수 시인. 시집: 『그리운 연석산』외 전 6권. 사)한국문인협회원. 한국예술인회원. 사)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원. 《군자문학》명예회장. 당진시인협회원 작품활동
진전사陣田寺 샛길대청봉 쌓인 눈이촛농처럼 녹아내리는하늘 아래 첫담潭얼어붙었던 둔전저수지물 숨구멍 터져 갈라지는 소리새벽 여명 천지에 닿듯얼음 뼛속환한 물길약력당진 출생. 2010년《심상》시부문 신인상 등단. 시집『매화꽃 펴야 오것다』『가슴으로 사는 나무』산문집:『백두대간, 네가 있어 황홀하다』 (사)한국시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작품활동
삼월에 부는 바람 잔설이 숨어들고비탈진 양지쪽에 봄바람 머물더니겨우내 빈 몸 숨겼다피어나는 복수초약력 강원 출생. 계간「예술세계」 시조부문 신인상 등단. 부산 문학아카데미 이사. 부산시인협회 시인상 수상. 시집『아라리 아라리요』시조집 『옛것에 대한 그리움』 한국문협당진지부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작품활동
초행길 길 떠나니 걸음마다 어려워라자가용 세워두고 대중교통 이용하니길 몰라 묻고 또 묻고 온 하루가 고생길약력 강원 출생. 계간「예술세계」 시조부문 신인상 등단. 부산 문학아카데미 이사. 부산시인협회 시인상 수상. 시집『아라리 아라리요』시조집 『옛것에 대한 그리움』 한국문협당진지부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작품활동
노지露地에서 눈을 맞고혹한의 추위 속 펼쳐진 봄동비와 천둥 해풍이 키운파릇파릇한 노란색 이파리꽃 바람이 불러온 아삭한 봄얼었다 녹여진 향기 진하다손질한 봄동은 고춧가루 액젓 깨소금육쪽마늘 양파 채 썰어 버무려봄 한 접시 식탁 위 차리는 행복잃어버린 맛 찾아온 三月봄을 조물조물 맘껏 무쳐 주세요약력강원 출생, 계간 「문학고을」 시부문 신인 등단, 공로상, 공저 《당진문학 22》《 당진의 시인들》 외, 가곡 : 이종록 작곡 『마섬에 부는 바람』 발표, 한국문협당진지부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작품활동
골든 햄스터는 밤새 쳇바퀴를 돌리고 돌려도 여전히 그 자리세상의 벽은 왜 이렇게 높은 걸까요? 수족관의 물고기는 바다로 갈 수가 없고별도 달도 하루도 쉬지 못하고넓은 우주를 쳇바퀴처럼 돌고 돌아요평범한 집에 살면서작은 직장에 다니고 소형차를 타고보통 사람들을 만나요지루한 일상에 지쳤을 때 차 한 잔을 마시고 마음의 여백을 만들어요 푸른 숲 먼 곳을 바라보면 우주의 틈으로 바람과 구름이 흘러가요눈을 감으면 별과 달이 들어와슬며시 나의 빈 여백을 채워요약력홍성 출생. 월간《문학세계》신인상 등단, 시집 『유월의 숲/ 당진문화재단/ 202
들국화 향기 가득했던 나지막한 언덕길에온기 있는 햇살이 흐르고 있다마른 낙엽 위로 첫눈이 내리고 긴 겨울이 머물다 간 자리에 목례 하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수선화흙 속의 비밀을 알고 있는 뿌리는 통증을 감내하며 척박한 환경을 뚫고 나와 얼굴을 내밀었다흐르는 햇살 속에 할 이야기가 많아잇몸이 하얗게 보이도록 활짝 웃고 있는 수선화약력강원 홍천출생, 한서대 문학미디어과 졸,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창과 재학. 계간 「착각의 시학」 시부문 신인 등단, 시집《일어나》《그 길을 가고 싶다/23올해의 문학인선정》 출간. 공저『 당진의 시인들』 외
새파란 풀잎에 함박눈이 소복소복 내려앉는다눈에 묻혀서얼어도 죽지 말자고 숨을 쉰다포근한 목도리 외투를 입지 않아도눈더미 속에서눈이 녹을 때까지 견딘다때로는 풀보다 약했을 때힘들었을 때 힘을 주던 저 풀에 햇살이 내려 눈은 녹는다눈에 묻혀도 견디던 파릇파릇한 풀천하장사보다 강하다.약력경북 영천 출생. 신인상 등단,.한민족통일문예대전 시 우수상. 시집 : 수상. 공저시집「당진시인들」외, (사)한국문인협회원, 충남문인협회원. 당진문인협회원. 현) 당진시인협회원 활동
누구나 버린 폐지 쓰레기가 아님을 아시는지그렇다! 폐지로 버려져 쌓인 폐지 무덤재산이고 자원임을도심에 거리를 걸어서 허리 굽혀 줍고정리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위대한 애국자다노년의 건강을 챙기고자원을 생산하고 돈을 버시니애국자가 아니겠는가늘어나는 노령이지만 노년은 아름답다거리에 버려 쌓인 초라한 폐지라도분명 쓰레기가 아니고 큰 자원이란다약력 池松. 명예문학박사. ‘90 〈문학세계〉 〈시조문학〉 등단. (사)한국문협 자문위원. 한국시인협회. 국제펜한국본부이사, 충남문협자문위원 시집 『붉은 무지개』 『 그래도 산은 아미산』외 22권. 시
새끼의 주검을 묻어준 날 오후온 산에 피칠을 하던 어미가 찾아왔다새끼의 냄새를 맡은애절한 눈빛과 마주치자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버린 몸차마 죽었다는 말 입 밖으로 내지 못 하고입속에서만 웅얼거렸는데그날 밤어미의 창자가 널린산비탈 자드락 길엔별똥별 환하게 꿈을 꾸었고계곡엔 눈녹은 물조용히 흘러내렸다약력충남 천안 출생. ‘17년 계간 ’불교문예‘ 시부문 신인상 등단. 현재 불교문예와 꿈과 두레박 문인협회. 당진시인협회원 작품활동
장대비 사납게 맞은 축축한 것도 슬프지만겨울비 싸늘하게 다가와비 오는 내내 추근추근얼려지는 마음 더 아파비는 그치고 하늘은 시리게 푸른데물 묻은 가슴에로 스며드는 무심한 바람 한 줄기에 함께 비 되었네어지러운 얼굴로 하늘 보아도 서리서리 진눈깨비 다가서는 차가운 외로움은 어느 곳에 자리 잡고 살아갈까 멍든 꽃잎 달고서약력동국대 경제학 전공, 계간 「한맥문학」 신인상 등단, (사)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원, 「현대문학」작가회 행사분과위원장, 시집 : 『누름』 출간 외, 공저 『당진의 시인들 17』 당진문인협회, 당진시인협회이사
가을 나무는 곱고 고운 단풍잎뿐인데더 아름답게 단장하는그 속을 뉘 알랴사람도 다시 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날 때는마지막 옷을 입기 전예쁘게 화장을 하지푸르른 날의 찬란한 영예는씁쓰름한 미소로 지우고이젠 숙연한 마음뿐떠나는 시간은 조금씩 다르지만모이는 곳은 한 곳서둘러 뛰어갈 길 아니련만다투어 손 흔들어 인사를 한다바람이 부르는 애절한 만가輓歌 소리에조용히 화장을 지워간다가을 나무는... 약력당진 순성 출생. 월간 「순수문학」 시부문 신인상 등단. 당진교육장 역임. 공저 『당진의 시인들 17』 외 다수, (사)한국문인협회 시분과 위원
어젯밤 꿈을 꿨다 청솔밭에 주무시는 어머니가 나를 찾아와 웃으셨다 아득한 그 옛날 보릿고개를 넘나들 때어머니는 회초리를 들고 어린 나를 바짓가랭이 걷어 올리라 하셨다 나는 종아리가 붉어 터지도록 맞으면서 눈물이 굴러떨어져도 울지 않았다 세상에 없는 것 세 가지를 가르쳐 주시던 산 교육이었다 비밀이 없고 공짜가 없다인생은 답도 없다고 뼈저리게가르쳐 주시며 우셨다. 약력硯石. 계간《서석문학》등단. 한국 인간상록수 시인. 시집: 『그리운 연석산』외 전 6권. 사)한국문인협회원. 문학세계문학상 본상 수상.한국예술인회원. 사)한국문학예술저작
쌀쌀한 겨울 아침 일찍부터 밀차를 밀고 시내에 나온 허리 굽은 할머니 오늘도 어제도 병원행이다 하루도 아프지 말고 살아야지굳센 의지에 추운 겨울이 맴돌고 간다한때는 나도 젊어 썼는데세월의 장사에 이길 수 없어 이를 악물고 살아가는 나날들몸은 삐쩍 말라 비틀어져도 살아야 한다는 일념에 기운을 내 걸으니 숨이 가쁘다약국에 처방전을 내밀어 두툼한 약을 짓는 할머니나이 들면 몸은 아프고 약으로 삶을 걸어 연명하는 생, 부끄러울 것도 없다죽지만 않는다면야 약으로 오래 살 수만 있다면야찬 겨울 길을 홀로 헤쳐서 살아간다약력합덕출생. ‘
쓱 쓱 쓱검지가 밀면 환하게 웃는 스마트 폰위로 아래로 옆으로 밀 때마다바뀌는 당당한 안색가슴 뛰는 사랑, 그리움뜨거운 감사, 냉철한 지혜검지로 찍어 보내는 문자내 생각 몸짓 이끈다손가락 하나의 편리함을 세뇌시켜 상품구매 결제까지 두려운 자본주의 판매전략 말초적 촉감이 삶을 지배해 가는 어처구니 감각의 대표 시각마저 스마트 폰에 지배당해 건널목 땅바닥에 신호등이 설치되는 지경이다.약력당진 순성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과 졸, 월간 「문학세계」 시부문 신인상 등단, 공저 『당진의 시인들 17』 외 당진온누리합창단장. 충남문인협
허리가 아파 구두를 신지 못했던 날편한 의자에도 앉을 수가 없었고바닥에 앉지 못했다나도 다시 구두를 신고하루라도 걸을 수 있다면한 시간을 걸을 수 있다면 춤을 추겠다낡은 운동화를 벗고굽이 없는 구두라도 신고 길을 걷고 싶다반질하게 닦아둔 내 구두,곰팡이가 얼룩하게 필 줄 몰랐다투명장갑을 끼고 구두를 싹싹 닦아 현관문에 둔다구두를 신고 길을 걸을 수 있는 것은 기쁨이다나의 꿈이다근육을 탱탱하게 키우며내일은 구두를 신고 그 곳에 가고 싶다약력경북 영천 출생. 신인상 등단,.한민족통일문예대전 시 우수상. 시집 :
아침에 일어보니 안개빛 자욱하다어쩌다 새소리만 간간이 들리는데안개로 생긴 물방울 풀잎마다 맺혔네.고갯길 굽이굽이 휘도는 실개천에안개가 피어올라 계곡을 메우더니햇살이 보고자 하니 사라지는 운해라안개 속 소나무는 그림같이 아름답고계곡의 물소리에 내 마음이 정화되네 안개가 걷히고 나니 그림 같은 호수라약력 강원 출생. 계간「예술세계」 시조부문 신인상 등단. 부산 문학아카데미 운영위원 및 이사. 부산시인협회 시인상 수상. 시집 『아라리 아라리요』 시조집 『옛것에 대한 그리움』 당진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으로 작품 활동
할머니 집 마당가 감나무 한 그루잎겨드랑이 밑에서작고 앙증맞은 아기 감꽃주렁주렁 매달렸다어릴 적 그리움노랗게 피어나는 유월꿀벌들이 부지런히 날아들고노란 입술 내민 감꽃은 어린아이처럼천연덕스럽다팔찌 목걸이 만들어 소꿉놀이하던 감꽃하나하나 떨어져 마당에 뒹군다감꽃을 주워 모아손수건 위에 줄지어 놓으니노란 감꽃 무늬 손수건이다손수건에서 추억들이 우수수 떨어진다약력홍성출생,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졸. 월간「문학세계」시부문 신인 등단. 시집『유월의 숲/ 당진문화재단 올해의 문학인 선정』 공저「한국을 빛낸 문인」『당진의 시인들』등. 한국문협당
의자로 건물 안이 꽉 차있다무슨 공연도 아니고유명 강사가 와서연설하는 것도 아닌데아침 여덟시 벌써 의자에 앉은 사람과서 있는 사람으로건물 안이 북쩍인다앞에 앉아있는 사람은개인 교사인지한 사람씩 불러서잘 알아듣도록 예쁘게 설명하고 잘 듣고 그러고 나면개인 선생님 만나고자세히 설명하지만뭔 소리인지 반만 알아듣고시키는 대로 하기로 하고고맙다 인사하고집으로 향하는 사람병실로 향하는 사람치료실로 향하는 사람그들의 마음은 고뇌의마음일 거다병원의 저녁은다시 적막 하여간호사 선생들만분주하다
남이섬 길 없는 숲을 걷다나뒹구는 참나무 등걸에 앉아나뭇가지 사이로 난 하늘을 본다.새처럼 날아든 청설모 한 마리무엇인가 감추는 듯, 몸짓하고나뭇잎 하나 폴짝 올려놓고 달아난다.낙엽이 지천으로 쌓인 숲그가 머물렀던 자리새로운 세상 열어 보듯 조심스레 가랑잎 한 장씩 들춰본다.썩은 낙엽이 있을 뿐아무것도 없다.돌아서려다 안압지 신라의 비밀을 캐듯손끝으로 검은 흙의 역사 헤쳐 본다.앗, 이것은 밤 한 톨탱탱한 밤알에 빛살 내리고쌩긋 그가 웃는다.바라보는 내 눈이 시리다.낙엽 속 작은 우주더는 다가설 수 없는 세계떡갈나무잎 하나 도로 올